2022년 경륜은 40연승 중인 임채빈(25기)이 절대강자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정해민, 황인혁, 인치환, 전원규, 공태민, 정정교가 한차례 이상씩 결승전을 접수하는 등 다수의 2진급 강자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수년간 슈퍼특선급을 유지해온 성낙송(21기), 정하늘(21기)은 뚜렷한 경기력 저하로 이름값을 못할 때가 많아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성낙송은 1월 2일 창원 홈그라운드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6월 6일 광명 결승 우승 이후 6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성낙송은 가볍게 추입승을 챙겼고 바로 광명으로 넘어와 7, 8일 금·토 경주에서도 상대선수들의 인정 속에 연승을 이어갔다.
성낙송은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도 위풍당당 축으로 나섰다. 그러나 김포팀 트리오 인치환, 정재원, 엄정일에게 완패를 당하며 꼴찌로 밀렸고 3주 후 29일 토요경주에서도 전원규, 류재열에게 1, 2착을 내주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다음날 일요경주부터 다음 회차 금·토 경주까지 다시 3연승을 달리며 심기일전 하는 듯 했으나 결승에서 정정교의 기습선행에 무기력하게 당하며 또 다시 5착에 그쳤다.
성낙송은 2주 후에도 나아진 게 없었다. 2월 20일 금요경주에서도 어김없이 축으로 나선 성낙송은 복병 김범수에게 주도권을 뺏긴 후 뒤늦게 젖히기 반격을 시도했으나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다음날 힘겹게 젖히기가 통하며 결승에 진출한 성낙송에게 팬들도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았고 인기순위는 3위로 밀렸다. 이전 결승과 달리 대열 앞쪽에 자리를 잡으며 반격을 모색했으나 자전거는 마음같이 시원하게 나가지 못했고 외선에서 헛심만 쓰며 5착이 최선이었다.
4주 후에도 결과는 반복됐다. 4월 1일 금요경주에서 엄정일, 김희준, 곽현명에게 또 고개를 숙여야했고 토요경주 우승으로 결승에는 진출했으나 후위권에서 무의미하게 끌려 다니며 6착에 그쳤다.
정하늘은 심각성이 더하다. 성낙송은 6개월간의 공백으로 인한 경기감각 저하와 컨디션 난조 그리고 범 수도권 선수들의 외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슬럼프에 빠져 있으나 정하늘은 거의 대부분의 경주에서 도전 선수들의 인정을 받고 있음에도 3월부터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정하늘의 시즌 출발도 성낙송처럼 나쁘지 않았다. 첫 2회차 시합에서 1착 3회, 2착 3회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코로나 확진이 경륜선수들까지 본격적으로 덮친 2월 하순부터 정하늘의 몸 상태도 급격하게 다운됐다.
2월 26, 27일 스포츠서울배 대상경륜 준결승 4착, 결승 7착에 머물려 불안한 징조를 보인 정하늘은 3월 19일 토요경주에서는 동서울팀 선배 정해민 마크를 놓치며 쌍승 93.7배, 삼쌍승 610.5배 이변의 빌미를 제공하는 결과를 보였다. 지난 주 토요경주에서도 세종팀 김관희, 김영수를 상대로 호기롭게 선행승부를 펼쳐봤으나 김관희에게 젖히기를 당하며 2회차 연속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지난 2월 4일과 25일, 3월 18일, 4월 8일에는 본인 앞에서 힘을 써준 선수들을 단독 추주하고도 각각 인치환, 양승원, 정해민, 인치환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예상지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성낙송과 정하늘의 부진은 일시적인 슬럼프일지 본격적인 내리막의 시작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으나 최정점을 찍고 내려온 것은 분명하다"며 "둘은 이른 시일 내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최근 급성장한 2진급 선수들에게 계속 밀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