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외야수 조세진(19)의 초반 행보가 눈길을 끈다.
개막엔트리에 합류한 조세진은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12일까지 롯데가 치른 9경기 중 5경기에 나서 17타수 4안타, 3타점을 만들었다. 13일 우천 노게임 선언된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1-0이던 1회초 1사 1, 2루에서 한승혁의 공을 가볍게 받아쳐 2타점 적시타로 연결하기도 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조세진의 시즌 초반 활약상에 흡족한 눈치. 그는 조세진을 두고 "성숙하고 꾸준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런 조세진의 활약을 토대로 롯데 외야는 빠르게 안정감을 찾은 모양새. 롯데는 FA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빈 우익수 한 자리를 채우는데 애를 먹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장 전준우와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가 각각 좌익수, 중견수 자리를 맡지만, 우익수 한 자리의 공백은 생각 이상으로 클 것으로 보였다. 롯데가 내부 경쟁을 통해 손아섭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자신했지만, 물음표가 뒤따랐다. 신인 조세진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롯데의 외야 고민도 빠르게 풀렸다.
조세진의 강점은 타석에서의 자신감. 상대 투수와 관계 없이 자신이 가진 스윙을 타석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고교 시절 순간 스피드, 배럴 타구 생산 능력이 좋은 타자라는 평가를 프로 무대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데뷔 시즌을 치르는 신인이 으레 갖는 긴장감, 조급함은 엿보이지 않는다.
조세진은 시즌 전 자신의 롤모델로 팀의 주장인 전준우를 꼽으면서 "파워보다는 정교한 컨텍트에 신경쓰고 있다. 정확하게 공을 맞출 수만 있다면 파워는 따라오는 것이라 본다"며 "타격에서 남들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시즌 초반 타석에서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이런 조세진의 모습은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거론됐던 김도영(19·KIA 타이거즈)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고교 시절 '5툴 플레이어'로 불렸던 김도영은 개막전 리드오프로 출전하는 등 큰 기대를 받았으나, 타석에서 좀처럼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밀고 있으나, 확실한 노림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보면 타석에서의 안정감, 노림수 면에선 조세진이 김도영에 비해 앞서고 있다.
빠르게 자리 잡은 조세진의 활약상은 향후 신인왕 경쟁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 경쟁 선두에 설 것으로 보였던 김도영이 부진, 문동주(19·한화 이글스)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박찬혁(19·키움 히어로즈), 이재현(19·삼성 라이온즈) 등 젊은 재능들이 부상하고 있다. 조세진도 이들과 함께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