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늘의 패배가 끝이 아니다. LG 트윈스가 KBO 역사에 남을 '굴욕'의 위기에 처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 전에서 2대4로 패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개막 10연승을 질주했다.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세운 10연승 기록과 타이다.
이제 SSG는 14일 LG전만 이기면 KBO 역사에 남을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LG로선 안방에서 SSG에게 이 부문 타이, 신기록을 잇따라 내주는 굴욕을 당할 수도 있다.
LG는 선두권 싸움도 중요하고, 상대의 연승 기록도 저지해야 하는 상황. 경기 전 LG 류지현 감독은 "우린 하던대로 하면 된다. SSG면 몰라도 우린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웃었지만, 정작 속내는 다른 듯 보였다. 이날 LG는 한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거듭하며 SSG의 연승을 막고자 총력전을 폈다.
LG는 선발 손주영은 4⅔이닝 만에 교체했다.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진성이 6회 최지훈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이정용이 투입됐다. 이 역시 평소보다 반 박자 빠른 타이밍이었다. 이정용은 2사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4번 한유섬을 잡아내며 실점 없이 버텼다.
그런 가운데 0-2로 밀리던 LG가 2-2 동점을 만들자 류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류 감독은 필승조를 투입해 '끝장 승부'를 보기로 결정, 필승조 정우영을 7회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영이 2이닝을 완벽히 막아주며 역전 분위기를 만든 LG. 하지만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이 무너지고 말았다. 고우석은 9회 2사 3루 위기서 상대 김성현에 통한의 결승 좌전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힘이 빠진 고우석은 이어 등장한 박성한에게까지 1타점 안타를 내주며 마무리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LG는 14일 SSG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에이스 아담 플럿코를 내세운다. 플럿코가 위기에 빠진 LG를 구해낼 수 있을까. 플럿코가 무너지면 LG는 SSG 신기록의 제물이 된다. 하지만 SSG도 개막전 9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1선발 윌머 폰트를 등판시켜 LG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