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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에 잊지 못할 추억 선사, 이게 메이저리그 클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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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라인업 카드를 교환한 쌍둥이 형제.

역시 미국 메이저리그는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적으로 만난 쌍둥이 형제의 역사적 첫 맞대결을 이슈로 만들어내며 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2일(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벌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양팀은 시즌 19번의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팀이 심판들과 함께 라인업 카드를 교환할 때 이색 장면이 연출됐다. 똑같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생김새가 비슷한 두 사람이 각각의 팀을 대표로 라인업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그 주인공은 샌디에이고 투수 테일러 로저스와 샌프란스시코의 투수 타일러 로저스. 두 사람은 30초 간격으로 태어난 쌍둥이였다. 같이 야구를 했지만, 형 테일러가 아메리칸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다 보니 서로 만날 일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테일러가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돼왔다. 그렇게 쌍둥이 형제가 적으로 만나는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이에 양 구단은 두 쌍둥이 형제가 라인업 카드를 교환할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고, 심판들과 함께 기념 사진도 남겼다.

희비가 엇갈렸지만 의미있는 경기였다. 샌디에이고의 마무리인 형 테일러는 이날 세이브를 기록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동생 타일러는 7회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와 패전투수가 됐다. 선두 김하성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경기가 꼬였다.

하지만 승패와 상관 없이 역사를 만들었다. 쌍둥이 형제가 적으로 마운드에 등판한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쌍둥이 형제가 모두 메이저리거가 된 건 두 사람의 포함해 모두 10번의 사례가 있다. 쌍둥이가 한 경기에 같이 뛴 것도 역대 5번째 기록이었다. 두 사람 모두 투수는 2번째. 하지만 첫 번째 기록은 쌍둥이가 모두 같은 팀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