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초반 3승, 이정도면 대박이죠."
고정운 김포FC 감독(56)이 웃었다. 김포는 11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0라운드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벌써 3승째를 수확한 김포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순항 중이다. 제압한 팀들이 광주FC, 전남, 경남까지, 모두 K리그1을 경험한 강호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김포는 초반 승점 10점으로 8위에 자리했다.
경남전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승리였다. 일단 창단 첫 홈 승리였다. 이전까지 모두 원정에서만 승리를 수확했던 김포는 4번의 홈경기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신생팀인 김포가 초반 가장 강조했던 것이 홈 성적이었다. 시민구단인만큼, 시민들 앞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김포는 이른 시간 홈 첫 승을 챙기며, 부담을 덜었다. 고정운 감독은 경기 전 "부담감을 터는 것이 우선이었는데 시민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솔터축구장을 찾은 686명의 관중들은 김포의 첫 승리에 열광했다.
무엇 보다 무승을 끊은 승리라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김포는 개막 후 2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까지 세미프로였던 K3리그에서 뛰었던 김포는 올 시즌 처음으로 K리그2 무대에 발을 들였다. 인프라부터 선수단까지, 김포는 최하위 전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놀랍게도 개막전에서 광주를 2대1로 잡은데 이어, 2라운드에서는 'FA컵 우승팀' 전남(2대0)까지 물리쳤다. 김포의 돌풍에 모두가 박수를 쳤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이후에는 승리가 없었다. 6경기에서 1무5패. 최근에는 4연패였다. 조금씩 프로의 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선수층이 얇은 김포는 매경기 비슷한 라인업으로 나섰다. 강력한 압박축구를 강조해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상대도 김포에 대한 분석을 어느 정도 마쳤다. 경험이 부족한 김포가 계속해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남전은 이를 극복한 승리였다. 김포만의 스타일을 유지한 채 혼자 힘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전 고 감독은 "물러서서 하는 경기를 준비한 적이 없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 처럼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김포는 특유의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전개로 경남을 괴롭혔다. 후반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기어코 다시 리드를 잡았다. 부상자가 발생한 후반 막판에는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해, 사실상 10대11로 싸우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리드를 지켰다.
한두 번은 이길 수 있다. 고비를 넘을 수 있느냐가 결국 진짜 힘을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경남전 승리는 의미가 있었다. 물론 날씨가 무더워지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고 감독도 각오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것도 K3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고 감독의 뚝심으로 만든 결과이기에, 초반 김포의 성적표는 의미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