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팬들 재미있게 하려다 우리가 힘들어 죽겠다고 했다."
'승장' 강을준 고양 오리온 감독의 말이다.
고양 오리온은 1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차전에서 78대70으로 승리했다. 원정에서 1~2차전 승리를 '싹쓸이'한 오리온은 4강 PO 진출 확률을 100%로 끌어 올렸다. 역대 6강 PO 1, 2차전 승리 시 4강 PO 진출 확률은 100%다.
경기 뒤 강 감독은 "캡틴 김강선이 후배들 잘 추슬렀다. 우리가 적지에서 1~2차전을 승리한 것에 의미가 있다. 뛴 선수들도 잘했지만 그 중심에서 주장이 잘 해줬다. 이승현의 슛 감각, 이대성의 득점력이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다. 끝난 게 아니다. 오늘 부족했던 것을 3차전엔 대비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에 앞선 수비에서 부족했다. 가드 세 명이 마지막에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수비 집중력이 무너져 외곽포를 많이 내줬다. 하프에서 함지훈을 못 잡게 한 것이 흐름을 끊는 데 유효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이대성이었다. 선발로 나선 이대성은 33분22초 동안 25점-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강 감독은 100%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강 감독은 "이대성에게 농구는 더 여우처럼 하라고 했다. 조절하라고 했다. (4쿼터 잠시 교체는) 메시지라고 했다. 1분 있다가 들어간다고 했는데 그건 지키지 못했다. 이대성 본인이 가진 장점도 있지만 리드할 때 급하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본인 스스로 끝내려고 한다. 장점이기도 하지만 여우처럼 하면 박수 보낼텐데. 이대성이 앞으로 여우가 됐다고 하면 그를 업고 운동장 한 바퀴를 돌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을 잡으면 (동료들에게) 주는 것보다 드리블이 굉장히 많다. 체력을 소모한다. 이승현이든 누구든 공을 줬다가 시작하면 더 폭발적일 것이라고 했다. 대답은 잘한다. DNA 자체가···. 코트 밖에만 나오면 그렇게 애가 진짜 천사같다. '편하게 하자'고 말한다. 관중 재미있게 하려다 우리가 힘들어 죽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한편, 두 팀은 1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강 감독은 "PO는 흐름이라는 것이 그렇게 (원 사이드로) 안 온다. 홈으로 간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