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02년생 특급 엄지성(20)이 이정효 광주FC 감독(47)의 절대적인 신뢰 속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 중이다.
10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 전남 드래곤즈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0라운드에서 한뼘 성장한 엄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엄지성은 공격 연계 작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렸다. 경기 전 적장인 전경준 전남 감독이 말한대로 매끄럽게 경기 운영을 하고, '영악하게' 공을 다뤘다. 볼 센스와 연계 플레이, 그리고 마무리 스킬은 지난해 데뷔시즌보다 일취월장한 모습이었다. 엄지성은 "최근에 슈팅과 같은 제 장점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작년보다 경기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엄지성은 2021시즌 K리그1에서 19세 답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일약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어 국가대표로 발탁돼 지난 1월 아이슬란드와의 A매치 친선경기를 통해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현재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이하 대표팀에 뽑히고 있다.
하지만 프로 2년차를 맞이한 올 초, 힘든 시기를 겪었다. 팀이 2부로 강등된 상황에서 감독까지 교체됐다. 금호고 선배이자 프로 선배인 엄원상(울산)이 울산 현대로 이적하면서 '에이스'의 무게를 짊어졌다. 부담이 가중되는 중에 발목 등을 다쳤고, 지난달 23세이하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는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엄지성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이정효 감독의 신뢰 속 새로운 역할과 임무에 적응해나갔다. 이 감독은 엄지성이 시즌 초 지난 시즌만 못한 플레이를 펼칠 때도 '시즌이 끝났을 때 10골 이상을 무조건 넣을테니, 당장은 조급해하지 마라'고 어깨를 토닥였다. 엄지성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지난 6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이자 시즌 마수걸이골을 터뜨렸다.
전남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지성이가 골을 터뜨리니 내 기분이 다 좋다. 생각한 것보다 일찍 골이 터졌다. 앞으로 지성이가 더 나은 선수가 되는데 있어 중요한 골이었다"고 말했다.
엄지성은 "대표팀에 다녀와서 자신감이 붙었다. 오자마자 부상을 당해서 공백이 길었는데, 저번 경기 때 좋은 플레이를 함으로써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3-4-3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엄지성은 전반에만 홀로 5개의 슛을 쏘는 남다른 의욕을 과시했다. 9분 오른발 감아차기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20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때린 슛은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렸다. 후반에도 3개의 슛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비록 단 2개의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지난 부산전과 달리 이날은 골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엄지성의 가파른 성장세를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은 90분이었다.
엄지성은 '에이스의 부담감'에 대해선 "작년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그 이상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제 장점 더 많이 보여주고 부족한 부분 보완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올해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월드컵 출전도 "솔직히 욕심난다"고 했다.
광주도 이 감독의 '믿음 축구'를 앞세워 신바람 상승세를 탔다. 이날 후반 안영규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7승2패, 승점 21점으로 선두를 지켰다. 이 감독은 "과정이 좋으면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