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민영이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선영 극본, 차영훈 고혜진 연출)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박민영은 극중 기상청 총괄 2과 총괄예보관 진하경으로 분해 10년간 사내연애했던 연인 한기준(윤박)에게 배신당한 상처를 딛고 총괄 2과 특보담당 이시우(송강)와의 사내연애를 다시 시작하는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3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기상청 사람들'은 최고 시청률 7.8%를 기록하며 종영했고, 넷플릭스 내에서도 글로벌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국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박민영은 7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기상청 사람들'의 진하경으로 녹아들어갔던 기억을 꺼냈다. 지난해 촬영을 시작해 1월 1일 마지막 촬영을 끝냈던 '기상청 사람들'은 박민영에게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준 작품. 그동안 또렷한 발음과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왔던 박민영은 이번에는 힘을 풀어가며 연기에 임했다고.
"캐릭터적인 것에 있어서도 제가 실제로는 안 그렇지만, 진하경이란 캐릭터도 똑똑하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5급으로 입사한 캐릭터라 주변에 시기, 질투가 많았을 것이고 저보다 훨씬 선배인 분들이 부하직원으로 있는 경우가많아서 이 친구가 태어나기를 냉정하게 태어났을 수 있지만, 직장 생활을 하며 만들어진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도녀'라기보다는 상황에서 주어진 역할을 하다 보니 즐거워도 즐겁지 않고, 들떠도 들뜨지 않는 자기만의 체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감정적인 업 앤 다운을 최대한 없애고 표현을 매트하게 하며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고 밝혔다.
완벽주의자적 면모를 가진 진하경은 박민영과 많이 닮아 있었다고. 박민영은 "(하경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쿨함과 약간 사회성이 너무 부족한 부분. 그런 것은 저와 다른 부분이었던 것 같다.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건, 저도 일할 때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일에 있어서 게으르진 않다. 부지런한 편이다. 제 일에 있어서는 완벽하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선에서 제가 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제가 제일 잘 알아야 하고 제일 많이 연구해야 한다는 마음이 신인 때부터 항상 있었다. 그런 점은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변의 반응도 뜨거웠다. 박민영은 "배우 친구들에게는 되게 좋은 의견을 많이 받았다. 제가 했던 연기 중에서 가장 힘이 빠진 연기를 본 것 같다. 제가 연기에 힘이 좀 들어가있는 편인데 이번에 가장 많이 했던 게 모든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자고 했는데 가끔 보니까 눈을 덜 뜬 느낌이 들더라. 그게 모든 것을 이완시키다 보니까 아무래도 눈을 갖다가 평소에 뜬 것보다 좀 덜 뜰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것도 어떻게 보면 피곤에 지친 사람인데 항상 크게 뜰 수 없어서. 말하는 것도 사무적으로 하더라. 연구했을 . 그래서 더 편하게 하고 강세를 빼면서 조금씩 자연스럽게. 모두가 알기 때문에. 그런 전제로 편하게 연기했는데 그런 점들을 좋게 봐주셨고, 주변 분들은 유난히 이번에 체감으로는 많이 보신 것 같다. 정말 초반에 저희 어머니 친구분들까지도 다 보셨다. 약간의 가족 드라마 느낌이 나지 않았나 싶다. 왜냐면 너무 어린 층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을 주로 하다가 이번엔 조금 더 다양한 연령층을 보실 수 있게 한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기상청에 새벽에 찾아가는 등 전문역인 총괄 예보관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박민영은 "자료가 너무 희귀해서 다큐멘터리밖에 찾아볼 수 있는 자유가 없어서 다큐멘터리를 반복해서 보는 것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가 직접 견학을 가기도 하고 잠깐이나마 둘러본 분위기나 그분들의 말투, 그리고 어려운 대사를 내뱉지만 그게 정말 평상시에 우리가 하는 일상 용어처럼 내뱉는 자연스러움을 어떻게든 표현해내기 위해서 정말 많이 연습하고 최대한 힘을 빼는 연습을 많이 하고, 공격할 때는 확실히 공격하고 수비할 대는 확실히 수비하는 콘셉트를 이해하는데 의의를 뒀다. 이 회의든 뭐든 모든 것에 있어서 기상청 내의 배경색이 돼야 하는 것이 많았기에 제가 그간 해왔던 연기 중에서 가장 힘을 빼고 딕션도 흘리면서 하게 됐다. 그게 전달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점을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만큼 노력했기에 '기상청 사람들'은 특별하다. 박민영은 "'기상청 사람들'을 간접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어떻게 보면 정말 근무한 것처럼 몸과 마음이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제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유독 제가 완전 풀로 사전제작이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고민도 많았고, 치열하게 연구도 했고, 정말 매일 밤 잠 못 이룰 정도로 정말 많이 공부하면서 하나하나 과제를 이행하듯이 그렇게 찍었던 작품이라 저에게는 가장 어려웠던 숙제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무사히 잘 끝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고, 어려운 문제를 풀 때도 쾌감도 있으니까,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오피스물'의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박민영 필승 공식을 써왔던 그. 박민영은 극중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원톱 주연'의 반열에도 올랐다. 박민영은 "그만큼 짊어지는 짐이 많다는 것은 좋게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커지고, 이번에 새 작품에 들어가는데 감독님과 배우들꼐도 말씀드렸다. 저 진짜 잘하고 싶으니까 우리 치열하게 싸우면서 열심히 해보자고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시청률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받았잖나. 그러면서 다음 작품에 도전할 수 있는 약간의 아쉬움과 감사함이 다음 작품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 내가 아직까지 풀지 못한 연기 열정을 꼭 풀 수 있는 작품을 만나보고 싶고, 그런 작품을 만났을 또 한 번 내 몸을 불사르고 싶고, 그런 게 되게 기분 좋은 부담감이지 않을까 싶다. 이게 없으면 너무 재미없을 것 같다. 이게 있기에 계속 행복하고 즐거움이 이어지지 않을까. 매번 잘될 수 없지만 이렇게 사랑받는 작품을 만나면서 또 할 수 있다는 기쁜 에너지를 받고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도움이 됐다면 너무 다행이다. JTBC에 도움됐다면 다행이고 믿어주신 분들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박민영은 "다행히도 제가 매번 성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점에 있어서 두려움은 없다. 업이 있으면 다운이 있고, 그 다음에는 업이 있다. 이런 가치관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잠깐 주춤하더라도 다시 열심히하면 올라갈 수 있고, 올라가있을 때도 언젠가는 내리막기를 탈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감내하는 게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해서 두려움이 없이 도전하는 편이다. 이번에 뭘 보여줘야겠다 변신해야겠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려 노력하는 시기고, '이걸 좋아하신다면' 여기서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특히 박민영은 '오피스 불패'의 기록을 이어기는 중. 박민영은 "제 나이에 맞게 간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학원물도 많이 했고 중간 정도에는 사극이나 청춘물, 성장물을 많이 했고, 성균관 스캔들이나 차츰 아이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많이 했고 지금은 제 나이에 맞게 그냥 오피스물에서 많이 보여드리다 보니까 그냥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은데, 제가 10년 뒤쯤에는 제가 '내조의 여왕'을 하고 있을지도. 제 나이에 맞게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주의고 지금은 이게 가장 잘 어울리고 공감이 잘 되고 저 역시도 이 캐릭터와 가장 잘 융화가 돼서 아무래도 반응이 좋은 게 아닐까 나름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했다.
박민영은 시청자들이 자신의 오피스물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제 나름대로는 매번 작품마다 캐릭터르 좀 다르게 입히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같기 때문에 비슷하게 보실 수도 있지만 저는 나름대로 모든 것에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그래도 캐릭터는 바뀌지만 지금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 3, 40대 여성분들은 같으니까. 나도 어떻게 보면 저 사람처럼 잘해보고 싶다 내지는 나도 저런 경험이 있는데, 아니면 내가 지금 저렇게 살고 있는데. 이런 공감대 형성이 잘 되는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 작품이나. 그래서 지금 현시대를 잘 파악한 작품에 제가 출연하지 않았나. 그게 성공 요인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현재 박민영의 위치는 '박과장'. 박민영은 "한 우물을 15년 펐으니 말단 직원은 아닐 것 같고 중간 역할을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연예 기획사에서 한. 과장? 박과장 정도 아닐까. 제가 과장을 잘한다. 박과장 정도가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저는 지금도 회식은 두시간 결제를 빨리 해주고 재미있게 놀아!하고 빠지는 스타일이다. 아마도 직장 생활을 할 때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낄끼빠빠'를 잘하는"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 박민영의 계절은 사계절. 박민영은 "거의 우리나라다. 봄여름가을겨울이 명확하고 확실하게 있고, 가끔은 태풍 가뭄 홍수, 저 역시도 제 나이대의 모든 이들이 경험하는 모든 일들을 거의 다 겪었다. 뭐 물론 제가 일기를 다 공개할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저의 연기 인생은. 항상 안에서는 싸우고 있었다"고 했다.
박민영은 '기상청 사람들'을 마치고 tvN '월수금화목토'의 출연을 확정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