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이전의 라이벌들과는 분명 다르다. 실력과 더불어 서로를 향한 존중심까지 갖췄다.
두 감독은 5년 넘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유럽챔피언스리그(UCL), FA컵, 리그컵 등 우승 트로피를 두고 싸우면서도 서로를 향한 존경심을 아낌없이 표출하고 있다.
클롭 감독은 11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리버풀의 2021~2022시즌 EPL 맞대결을 앞두고 펩 감독을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고 칭했다.
펩 감독은 2대2로 비긴 명승부를 끝내고는 "우리는 친구는 아니다. 전화도 하지 않는다. 클롭이 나를 존경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를 매우 존경한다. 클롭은 나를 더 나은 감독으로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서로를 향한 존경심은 행동으로도 잘 나타났다. 경기 후 펩 감독과 클롭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서로에게 다가가 거침없이 하이파이브를 한 뒤,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강백호와 서태웅의 하이파이브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맨시티와 리버풀은 현 EPL 2강 답게 이날 상대의 기록을 깼다.
맨시티는 이날 경기 전까지 선제골을 넣은 2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있었다. 상대가 추월할 수 있는 작은 빈틈도 주지 않았다.
맨시티는 전반 5분 케빈 더 브라위너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앞서 나갔지만, 13분 디오고 조타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37분 가브리엘 제주스의 골로 전반을 2-1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 1분 사디오 마네에게 재차 동점골을 내주며 '선제골 불패신화'가 종료됐다.
공교롭게 리버풀 역시 이날 오랫동안 유지한 기록이 깨졌다. 리버풀은 올시즌 전반전을 뒤진 채 마친 적이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전반전을 끌려간 채 마친 게 꼭 1년 전인 지난해 4월 애스턴빌라전이었다. 서로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재 EPL 레이스에선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가 승점 1점차로 한발 앞서있다. 맨시티가 74점, 리버풀이 73점이다. 남은 7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는 팀이 우승을 놓친다.
두 팀은 그에 앞서 FA컵 준결승전을 남겨뒀다. 오는 17일 웸블리에서 또 한번의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