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로야구 개막 후 1주일, '매진'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지난 2일 개막 후 치러진 총 40경기 누적 관중 숫자는 32만9653명. 전년 같은 시기(9만3079명)에 비해 254%가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개막 후 40경기 동안 매진된 경기는 없었다. 2만명을 넘긴 경기도 9일 인천 KIA 타이거즈-SSG 랜더스전(2만1005명)이 유일했다. 화~목 주중 3연전은 관중 수가 5000명을 밑돌았다. 대형 FA이적, 메이저리거 양현종, 김광현의 친정 복귀 등 여러 흥행 요소가 거론됐지만, 초반 흥행 전선은 기대치를 밑돈다.
여전히 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다는 '심리적 장벽'이 남아 있다.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한 일일 확진자수가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10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야구장으로 향하는 발길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 두 시즌 간 코로나 시대 속 '무관중 야구'에 익숙해진 팬들이 경기장 바깥에서 야구를 즐기는 법에 익숙해진 점도 저조한 직관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라진 야구장 만의 매력이 흥행 부진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KBO리그 열풍이 불었던 시기를 돌아보면 국제 대회에서의 호성적도 있었지만, 한국 야구만의 문화로 자리 잡은 '떼창 응원' 때가 절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은 야구장을 찾아도 응원단 구호에 맞춰 박수를 치는 정도다. 안타, 홈런, 득점 때 터져 나오는 함성만으로는 '육성 응원'의 빈 자리를 메우기 쉽지 않다. 결국 육성 응원이 허용돼야 팬들도 다시 야구장을 찾는 재미를 찾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올 시즌 관중 입장 재개 소식이 전해질 때 육성 응원 허용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인 비말 전파에 대한 위험 탓이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야구장이지만, 단체 응원으로 인한 비말 전파는 결국 감염 위협 노출도를 훨씬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 관중 입장이 시작되면서 실외 구장에서 마스크를 잠시 내린 채 취식을 허용하는 마당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하는 육성응원을 금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실상 해제 수순을 밟고 있다. 조만간 유럽 등 해외 국가처럼 실외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야구장 내에서의 육성 응원 재개 요구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육성 응원이 재개에 앞서 야구장이 코로나19에서 안전하다는 인식과 사회적 합의를 조성하는 게 우선이다. 정부, 방역 당국의 판단이 우선이지만, 야구계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