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이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전업계가 '에어컨 특수'를 기대하며 대비에 나서고 있다.
주요 가전업체들은 올해 에어컨 트렌드로 친환경, 사계절, 위생, 디자인 등을 꼽고 앞다퉈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 시장은 지난해 약 2조원보다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16년 연간 200만대에서 2017년 250만대로 급격히 커진 뒤 해마다 250만대 안팎(업계 추정치)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6월까지 평년보다 기온이 낮은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 에어컨 판매량이 저조하다가 7~8월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설치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짧은 특수를 누리긴 했지만, 전체 판매 대수는 250만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올 여름 에어컨 판매 호조가 예상되는 이유는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 2월 여름 기후 전망에서 올 여름의 평균기온이 평년(23.4~24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가전업계에서는 신제품 출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비스포크 무풍 에어컨 갤러리를 에너지효율 1등급으로 출시했다. 탄소배출을 저감해 주는 친황경 냉매 R32를 국내 가정용 에어컨에 업계 최초로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냉방과 청정 기능 외에 환절기 실내 온도 관리를 위한 기능까지 추가한 신제품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황사가 많은 봄에는 청정, 폭염에는 냉방, 장마철에는 제습, 간절기에는 체온풍 기능 등을 탑재해 4계절 내내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최근 몇 년간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생과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관련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내놨다.
휘센 타워 에어컨 신제품에 알아서 에어컨을 관리하는 강화된 자동 청정관리, 소비자가 직접 청소를 할 수 있는 셀프 청정관리를 결합해 하이브리드 청정관리 기능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위니아는 기존 위니아딤채에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최근 첫 신제품을 출시했다. 제주 모슬포의 초록빛 바다를 표현한 모슬포 그린을 비롯해 모나코 베이지, 크림 온 그레이 등 자연 색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스탠드형 에어컨 뿐만아니라 창문형·이동형 에어컨 등 틈새 가전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환경에 따라 에어컨 설치 환경이 다르고,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와 실내기가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에어컨으로 설치·해체 부담 없이 창틀에 달았다가 편리하게 떼어갈 수 있어 1인 가구·임차인 등에 인기가 좋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그동안 파세코 등 중소기업이 주도해왔으나 주요 가전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윈도우 핏이라는 이름의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으며, LG전자는 올 상반기 내에 관련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에어컨 추가 설치가 어려운 집 구조를 가진 소비자들이 창문형 에어컨을 많이 찾으면서 붐이 일었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올해도 이어져 다양한 에어컨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