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범경기를 마친 삼성 허삼영 감독은 "강팀으로 갈 수 있는 기본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겨우내 큰 전력 보강이 없었던 터. 자신감의 원천 중 하나는 탄탄한 외인 듀오에 있다.
부동의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건재하다. 고민거리던 두번째 외인 선발에 대한 고민을 풀었다. 허 감독을 웃게 해준 투수, 우완 알버트 수아레즈다.
뚜껑을 열자 기대 이상이다.
제구가 들쑥날쑥한 전형적인 파이어볼러와는 결이 다르다.
제구가 안정돼 있다.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활용한다.
구종도 다양하다. 투심 위주인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커브를 현란하게 구사한다. 제구가 되다보니 구사 비중에 치우침이 없다. 그러다보니 타자들이 예측배팅을 하기 힘들다.
기대감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아레즈는 개막 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첫 경기 퀄리티스타트로 몸을 풀더니 두번째 경기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개막 두번째 경기였던 3일 수원 KT전 데뷔전에서 6이닝 4안타 2실점. 비록 홈런으로 실점했지만 탈삼진이 무려 9개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9일에는 홈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첫 등판보다 더 여유가 생겼다.
95구 만에 7이닝을 소화했다. 4안타 2실점(1자책). 1회 시작하자마자 연속안타로 실점한 것이 유일한 자책점이었다. 7회까지 완벽한 경기로 경기를 지배했다.
2경기 13이닝 동안 내준 4사구는 단 3개 뿐. 탈삼진은 14개로 이닝 당 1개를 넘는다. 볼넷 대비 탈삼진이 무려 4.67에 달한다.
에이스 뷰캐넌 못지 않은 안정감과 퍼포먼스. 최강 외인 듀오의 탄생이다.
뷰캐넌이 끊은 삼성의 외인투수 흑역사에 이어 풀리지 않는 고민이었던 두번째 외인투수 숙제를 풀어줄 효자 외인의 등장이다.
아쉬운 건 타선지원이다. 수아레즈가 등판한 2경기 동안 단 1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승리투수가 될 가능성이 아예 없었던 셈.
그럼에도 수아레즈는 흔들림이 없다. 남 탓을 하지 않는 느긋한 성격. 답답한 타선지원에도, 수비 실수에도 기복이 없다.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자기 피칭을 이어간다. 맥과이어, 라이블리 등 잘 던지다 흥분하면 한 순간 무너지던 과거 외인들과는 결이 다르다.
수비에서도 덩치에 비해 날렵하고 적극적인 모습이다. 좋은 성격으로 팀에 녹아드는 건 외인 투수 롱런에 중요한 요소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 주전급들이 대거 이탈했던 삼성이다.
대거 이탈했던 야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뉴 페이스들이 경기를 치러갈 수록 정상 궤도를 빠르게 회복할 것이다.
시즌 최종 성적을 좌우하는 건 마운드의 안정성. 최강 외인듀오를 완성한 삼성의 반격이 리그 판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