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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두 번째로 지독했던 '용규 놀이'…"파울 치고 싶어서 치는 게 아닌데" [대구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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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용규놀이'가 또 한 번 나왔다. 역대 두 번째로 투수를 괴롭혔다.

야구팬들은 타석에서의 이용규 모습을 보고 '용규놀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투수를 상대로 쉽게 아웃되지 않고 치기 어려운 공을 커트해내면서 버티는 모습에 나온 말이다. 이용규 외에도 투수와 끈질기게 승부하는 선수에게는 '용규놀이를 한다'는 말이 따라왔다.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가운데, 이용규가 커트해야할 공의 범위도 넓어졌다. 더욱 어려워졌지만, 이용규의 '용규놀이'는 여전했다.

9일 대구 삼성전에서 1번타자로 나온 이용규는 1회 첫 타석부터 삼성 선발투수 알버트 수아레즈를 상대로 8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이용규는 끝내 2루타를 쳤고, 이후 김혜성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3-0으로 앞선 8회초 1사에서 이용규는 삼성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원조'의 힘을 보여줬다.

2스트라이크 노볼로 몰린 상황. 이용규는 다시 한 번 공을 커트하면서 9구째에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공 하나에 희비가 갈릴 수 있는 순간. 이용규는 10구부터 18구까지 연속으로 파울을 만들어내면서 버텼다.

더그아웃에 있는 키움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용규놀이'를 응원했다.

승자는 이용규였다. 19구째 공이 낮게 들어가면서 볼넷이 됐다. 이용규를 상대로만 19개의 공을 던진 이승현은 총 투구수 27개로 이닝을 마치지 못한 채 이재익과 교체됐다.

이재익과의 19구 승부는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한 타자 상대 투구수가 됐다.

1위 기록과 3위 기록도 이용규가 가지고 있다. 2010년 8월 29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KIA 소속이었던 이용규는 박승민(넥센)을 상대로 20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아울러 한화 시절이었던 2015년 8월 22일 양현종(KIA)에게 17개의 공을 던지게 해 김태룡(삼성), 정원석(두산)과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용규의 모습에 키움 김혜성은 "따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신기하고 멋지다"라며 혀를 내둘렸다.

정작 이용규는 담담했다. 이용규는 "파울을 치고 싶어서 계속 치는 것도 아니고 타석에 집중하다보니 나온 결과 같다"라며 "타석에서 몇 구를 상대하는지보다 볼넷으로 출루했다는 것에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