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류현진' 정도면 될까.
보스턴 레드삭스 에이스인 네이선 이발디(32)가 9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와의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3실점했다. 보스턴이 연장전서 패해 이발디는 승패와 상관없었다.
이날 이발디의 직구 구속은 최고 100마일, 평균 98.2마일을 찍었다. 삼진은 7개를 잡아냈다. 과연 이발디다운 구속과 구위였다.
이발디가 이처럼 시즌 시작부터 힘을 내는 것은 올해 FA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12월 4년 68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보스턴 잔류 의사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발디는 전날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구단에서 연장계약에 관한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시즌 중이라도 협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시즌이니, 연장계약을 빨리 해달라는 것이다.
이발디가 원하는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상 경력이 많다는 점에서 보스턴이 그와의 연장계약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발디는 두 번의 토미존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을 확신하기 힘든 투수다. 뉴욕 양키스 시절이던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규정이닝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32경기에서 182⅓이닝을 던져 11승9패, 평균자책점 3.75를 올리며 2014년 이후 7년 만에 건강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특히 35볼넷을 내주고 삼진 195개를 잡아 볼넷 대비 탈삼진 비율이 7.43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루머스(MLTR)는 '이발디는 적어도 연평균 2367만~2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추진하려고 애쓸 것이다. 이는 마커스 스트로먼과 저스틴 벌랜더가 받는 조건'이라며 '나이 측면에서 비슷한 케이스를 꼽는다면 류현진이다. 그는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도 33세부터 계약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2019년 시즌을 마치고 FA가 돼 토론토와 4년 계약을 했다. 계약 첫 시즌인 2020년 그의 나이는 33세였다. 이발디도 내년 33세가 된다. 따지고 보면 이발디와 류현진은 몇 가지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나이도 그렇고 부상 경력이 많다는 점도 그렇다.
다만 두 선수 피칭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류현진이 제구력과 볼배합 위주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반면, 이발디는 100마일에 이르는 강속구가 주무기다. 이발디의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은 96.9마일로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들 가운데 5번째로 빨랐다.
문제는 보스턴의 하임 블룸 야구 부문 이사가 대형 계약을 꺼린다는 점이다. 2019년 10월 블룸 이사 취임 이후 보스턴이 행한 최대 계약은 얼마 전 트레버 스토리와 맺은 6년 1억4000만달러다. 만일 이발디가 올시즌 중 자신의 의도대로 보스턴과 연장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FA 시장을 노크하게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