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검증은 사실상 끝났다.
롯데 새 외인. '제2의 레일리'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롯데 찰리 반즈가 2경기 연속 호투하며 5일 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2일 키움전 개막전 첫 등판 후 4일 휴식 후 7일 창원 NC전에 등판한 반즈는 더 강해진 모습이었다. 7⅔이닝을 102구만에 4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 후 유일하게 두번 선발 등판한 그는 나올 때마다 승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NC 선발 이재학과의 6회까지 숨 막히는 투수전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던 반즈. 내구성에서 조금 더 앞섰다.
최고 145㎞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세가지 구종을 빠른 템포로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5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1회 첫 타자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세타자를 가볍게 범타처리했다. 3회 선두 박대온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2루를 내줬지만 후속 두 타자를 돌려세웠다. 1안타 1볼넷으로 51구 만에 5회를 마쳤다. 롯데는 7회 조세진의 2타점 적시타로 반즈에게 승리 요건을 안겼다.
8회 2사 후 박준영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투구수가 100구를 넘자 교체됐다. 직후 구승민이 박건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실점을 안게됐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반즈의 4일 휴식 후 첫 등판 결과였다.
반즈는 지난 2일 키움전 개막 선발이었다. 5이닝 동안 5이닝 6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KBO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투구수 102개로 적지 않았다. 4일 쉬고 5일 턴으로 마운드에 오른 데는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소신이 있었다.
서튼 감독은 외인 듀오의 5일 턴을 예고하며 "(미국에 있을 때부터 5일 턴에) 익숙해져 있다. 가능한 이에 맞춰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스파크맨이 100% 몸상태로 건강하게 복귀한다는 전제 하에"라고 단서를 달았다.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스파크맨(30)은 일요일인 10일 사직 두산전에 데뷔 첫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신인 외인 듀오가 건강한 모습으로 5일 턴에 안착할 경우 박세웅 김진욱 이인복 등 국내 선발들은 추가 휴식일을 부여받으며 한결 여유있게 로테이션을 돌 수 있다.
서튼 감독은 "로테이션에 유연성을 줄 수 있다. 선수와 경기에 따라서 추가 휴식일을 부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안목은 정확했다.
반즈는 첫 등판 내용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스스로도 경기 후 "8회까지 마운드에 있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 오늘은 앞전 등판보다 훨씬 좋은 감각이었고 내 리듬을 찾은 이후로는 물 흐르듯이 투구를 이어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중계 해설을 맡은 MBC스포츠플러스 김선우 위원은 "자신감이 넘치고 쉽게 쉽게 던진다. 저렇게 던지면 자주 긴 이닝을 많이 소화할 수 있다"고 새로운 이닝이터 에이스의 탄생을 기대했다.
2015년부터 5년간 48승을 기록한 좌완 브룩스 레일리(34·탬파베이 레이스)를 뛰어넘을 수 있는 훌륭한 새 좌완투수의 영입.
옆구리 부상에서 돌아올 우완 파이어볼러 글렌 스파크맨만 안착하면 롯데는 최강 외인듀오를 구축할 수 있다.
토종에이스 박세웅에 훌쩍 성장한 좌완 파이어볼러 김진욱도 있다. 안정된 제구를 자랑하는 이인복까지 최강 로테이션 구축에 대한 롯데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