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비교대상은 항상 바로 한지붕 두 가족인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육성의 대명사와 같은 팀이었다. 주전들이 FA 등으로 빠져나가도 키워낸 선수가 어느새 그 자리를 매웠고, 그러다보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까지 세웠다. LG는 항상 성적과 함께 육성에 대한 질타를 받아야 했다.
그랬던 LG도 이젠 화수분 야구를 하게 됐다. 젊은 유망주들이 기존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특히 올시즌 초반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마운드에선 벌써 손주영과 김윤식이 한 건 했다. 5선발로 나선 손주영은 6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6이닝 동안 2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게다가 자신의 생애 최고 구속인 149㎞의 직구를 뿌려댔다. 손주영은 2군에서 김경태 코치, 1군에 올라와 경헌호 김광삼 코치에게 배우면서 구속이 늘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날인 7일엔 김윤식이 주인공이었다. 김윤식은 에이스인 케이시 켈리가 스프링캠프 중에 발목 부상을 당하며 초반 등판이 어려워지자 대체 선발로 나왔는데 사건을 저지르고 말았다. 6이닝 동안 겨우 68개의 공만 뿌리며 2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첫 승을 거뒀다. 최고 145㎞까지 나오며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시범경기까지 손주영과 5선발 경쟁을 했던 임준형도 7일 경기서 중간 계투로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임준형으 6-0으로 앞선 8회말 세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아 냈다.
타선에선 문보경이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1군에서 문보경은 타율 2할3푼에 8홈런 39타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는데 올시즌 개막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문보경은 7일 키움전에서 5번-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쳐 출루한 뒤 득점을 했던 문보경은 4회초엔 우월 솔로포를 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7일까지 5경기서 모두 안타를 쳤고, 타율은 무려 5할6푼3리(16터수 9안타)나 된다. 당당한 타격 1위다. 최다 안타도 1위에 올라있고, 출루율도 6할1푼1리로 1위다. 초반 레이스긴 해도 기분 좋은 출발임은 분명하다. LG는 출루왕 톱타자 홍창기에 4번 타자 채은성이 빠져있는 상황에서도 문보경이 빈자리를 채워주면서 개막 5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약진은 기존 주전들에게 신선한 긴장감을 준다. LG 주장 오지환은 "예전엔 팀 승리에 대한 생각만 했었는데 지금은 빠져도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게된다"라며 후배들의 상승세를 기뻐했다.
유망주들의 성장으로 이제 LG는 더이상 얇은 전력을 가진 팀이 아니다. 에이스가 빠지고, 톱타자와 4번 타자까지 빠졌고, 외국인 타자마더 1할대에 허덕이지만 5경기를 모두 이겼다.
이제 LG도 화수분 야구가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