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국 양현종(34·KIA 타이거즈)과 김광현(34·SSG 랜더스)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사령탑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했다.
추신수(40·SSG 랜더스)가 연 포문이 계기가 됐다. 추신수는 8~10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질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등판이 예정된 양현종과의 맞대결을 두고 "양현종은 한국 최고의 좌완 투수 아닌가. 그래서 메이저리그에 간 거고. 어떤 투수인지 느껴보고 싶다. 내게 최선을 다해 상대해줬으면 좋겠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나와 (양)현종이의 대결은 한국 야구를 조금이라도 더 발전시키고, 팬들을 한명이라도 야구장으로 더 모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를 두고 "(양)현종이가 초구부터 씩씩하게 던질 것 같다 1회부터 150㎞를 던질 것 같다. 선수라면 자존심이 있으니, 다른 선수는 몰라도 추신수에게 만큼은 전력을 다하지 않을까 싶다"고 파안대소 했다. 그는 "양현종과 김광현의 맞대결도 의미가 있지만, 결국 투수는 타자와 싸우는 것이다. 양현종 본인도 SSG 타자를 잘 분석하고 이기길 원한다"며 "나는 양현종과 추신수의 대결 결과가 더 궁금하다"고 미소 지었다.
개막 전 KIA와 SSG의 첫 맞대결은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까지 미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국내 최고 좌완 투수 간 맞대결 가능성 때문이었다. 양현종이 앞서 친정팀 KIA로 복귀한데 이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광현도 전격 유턴을 결정하면서 만들어진 그림. 양현종은 지난 2일 광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8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지는 SSG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준비하는 로테이션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뒤늦게 출발한 김광현은 9일 경기 등판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결국 운명은 엇갈렸다. 양팀 감독 모두 순리대로 가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일각에선 로테이션 조정으로 맞대결이 성사되길 바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두 선수간 맞대결을 하면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는데 누구로 채워야 하나. 리그 흥행을 위해 특별 엔트리를 허락해준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우리는 로테이션대로 가니까 그쪽(SSG)이 당기면 안되나"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두 투수간 맞대결이) 이슈긴 하지만, 계속 지금의 로테이션대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 우천 등 여러 변수가 있다"며 "올해 한 번은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