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얼마나 좋았겠나(웃음)."
무안타 끝에 사구로 프로 데뷔 첫 출루를 기록한 김도영(19)의 포효에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김도영은 6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6회말 무사 1루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박찬호의 좌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한화 김재영과의 맞대결에서 두 번의 번트 시도가 모두 파울이 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김재영이 뿌린 공이 김도영의 몸쪽으로 날아들었다. 13타수 무안타 끝에 이뤄진 프로 데뷔 첫 출루. 김도영은 공에 맞은 뒤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3루측 홈 관중석에선 박수가 터졌다.
1루를 밟은 김도영은 곧바로 진가를 드러냈다. 한화 외야진이 전진 수비를 펼친 가운데 박찬호가 친 땅볼 타구가 좌중간으로 향했다. 2루를 돌아 3루를 밟은 김도영은 곧바로 홈까지 내달렸다. 김도영이 3루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했던 한화 야수진이 급히 공을 뿌렸지만, 이미 김도영이 홈을 밟은 뒤였다. 다시 한 번 KIA 팬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감독은 7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만루 상황에서 타자가 사구를 맞고 밀어내기 득점을 할 때 그런 제스처를 본 적은 있었다"며 "아직 어린 선수다.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번트 작전 상황이었는데 성공 시켜줬으면 나았을 것"이라면서 "두 번의 실수 뒤 사구까지 나오지 않았다면 자신감이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안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되니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래서 마음이 더 아팠을 것"이라며 "(사구가) 전화위복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