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선발로 뛸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6일 수원FC전을 앞두고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시즌 첫 선발출전 기회를 잡은 허용준에게 던진 메시지였다.
김 감독은 이날 이승모 대신 허용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배치했다. 김 감독은 "지난 FC서울전에서 승모가 많이 뛰었다. 타박상은 괜찮다. 다만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를 줘야 했다. 허용준은 올 시즌 교체로만 3골을 넣었는데 선발로 들어가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김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은 세 명(이승모 허용준, 모세스)이다. 다만 당장 중용할 수 있는 건 이승모와 허용준 뿐이었다. 김 감독은 "모세스의 몸 상태는 계속 올라오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했던 스타일과 K리그는 다르다. 여기에선 수비도 해야 하고, 좋은 위치도 잡아야 하고 템포를 따라가는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헌데 이승모도 사실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이다.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족하다보니 지난해부터 포지션을 변신시켰다. 결국 모세스가 5월부터 출전 가능하다고 본다면 정통 스트라이커 자원은 허용준 뿐이었다.
뚜껑이 열렸다. 허용준은 경기 초반 자신의 장점인 골 결정력을 살리려고 사력을 다했다. 전반 11분에는 문전에서 집중력을 끝까지 살려 슈팅을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6분 뒤에는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전반 24분이었다. 허용준이 기어코 골문을 먼저 열었다. 아크 서클에서 날린 이수빈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것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가슴 트래핑 이후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활동량은 많지 않지만, 좋은 위치선정이 만들어낸 선제골이었다.
이후 허용준은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쉽게도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자 후반 20분 이승모와 교체됐다.
그래도 허용준은 선발로 뛰어도 강렬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김 감독에게 전달한 것이 큰 소득이었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