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좌완 파이어볼러 김진욱(20).
프로 입문 2년 만에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데뷔 후 최다 탈삼진인 10K를 기록하며 역투했다.
김진욱은 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10탈삼진은 지난해 4월9일 사직 키움전에서 세운 개인 한경기 최다 6탈삼진을 훌쩍 넘은 수치다. 패스트볼은 최고 149㎞를 찍었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도도 예리했다.
무엇보다 차분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강력한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를 등 좋은 공을 가지고도 순간을 넘지못해 와르르 무너졌던 지난해와 180도 달랐다.
많은 안타에도 추가점을 뽑지 못해 불안한 리드가 이어지던 4회말.
3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역투하던 김진욱은 선두 박준영에게 초구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직전 이닝에 무사 만루 찬스를 무산 시킨 직후 내준 동점포. 흐름상 불길했다.
하지만 김진욱은 쉽게 달아오르던 지난해 그 투수가 아니었다. 흥분하지 않았다.
3,4,5 중심타선의 벽을 차분하게 하나씩 넘어갔다. 박건우를 121㎞ 커브로 헛스윙 삼진, 마티니를 144㎞ 패스트볼로 외야 뜬공, 윤형준을 121㎞ 커브로 낫아웃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달라진 김진욱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인상적인 장면.
좀처럼 추가점을 내지 못해 애를 태우던 롯데 타선은 김진욱이 차분하게 이닝을 정리하자 다시 한번 힘을 썼다. 5회초 D.J.피터스가 1-1 균형을 깨는 데뷔 첫 홈런으로 다시 앞서갔다.
많은 안타에도 살얼음판 1점 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롯데는 8회 무사 만루에서 대타 지시완의 2타점 적시타와 안치홍의 쐐기 희생플라이로 3득점 하며 5대1로 승리하며 김진욱에게 시즌 첫승을 안겼다.
경기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피칭을 한 좌완 파이어볼러. 동기생 KIA 이의리에게 신인왕을 내줬던 아쉬움을 거름 삼아 한 뼘 성장했다. 올 뉴 김진욱이 2022시즌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첫 테이프를 산뜻하게 잘 끊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