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너무 화가 난다. (내가)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한 시즌 농사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단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며 전력이 크게 흔들린 인천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이 속상한 심경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5일 적지인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2021~2022 삼성생명 여자농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당초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뜻밖의 큰 악재가 신한은행에 터졌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 김단비 등 핵심선수들이 코로나19 집단 양성반응을 보인 것. 이로 인해 당초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플레이오프 일정이 나흘 연기됐다.
일단 4일간 시간을 번 신한은행은 선수들의 회복에 주력했다. 하지만 전력이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구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1차전에 김단비와 이경은 한엄지 김애나, 정유진 등이 못 뛴다. 일부 선수들은 아예 아산에 오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구 감독은 "어제 코로나19 격리에서 해제된 4명의 선수(김단비 이경은 한엄지 정유진)들에게 뛰라고 할 수는 없다. 해제 이후 폐검사에서는 다행히 이상이 없었다. 혈액 검사도 해서 건강에 이상이 없는 지 확인할 예정이다. 최대한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이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7일 경기에 투입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김애나를 제외한 4명은 모두 7일에 합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이런 상황이 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 구 감독은 이런 점에 관해 "너무나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브레이크 타임 때부터 이미 우리은행을 플레이오프 상대로 여기고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왔다. 라인업을 보면 우리는 도전자 입장이다. 그래서 전술적으로 여러 대비를 했는데, 코로나19로 준비한 것중에 80%를 할 수 없게 됐다. 과연 준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가 들 지경이었다"고 속상한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기를 또 미룰 수는 없다. 구 감독은 가능한 전력을 모두 끌어모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오늘 어린 선수들이 백업으로 뛰어야 하는데, 이들에게 '어떻게 보면 최고의 기회다. 이런 무대에서 선배들과 뛸 수 있다는 건 5년, 10년 뒤에도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줬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데 포커스를 맞춰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