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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수호만의 장르 구축"…수호, 엑소 10년 감성 집합체 '그레이 수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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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감성보컬' 엑소 수호가 솔로 컴백을 선언했다.

4일 오후 3시 수호의 미니 2집 '그레이 수트(Grey Suit)' 발매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앨범은 2020년 3월 발표한 첫 솔로 미니앨범 '자화상' 이후 2년여만에 발표하는 신보이자 수호가 군 복무를 마친 뒤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수호는 "2년만에 컴백이다.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긴장했는데 카이 덕분에 많이 편안해졌다. 팬분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빨리 만나뵙고 싶어서 소집해제 한 날 12시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지난 앨범을 냈을 때 좀 익숙해지나 싶었는데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데뷔 때도 떨렸지만 그만큼 떨린다. 2년간 하고 싶었던 얘기를 담은, 내 색을 많이 녹인 앨범"이라고 밝혔다.

수호는 콘셉트 기획부터 전곡 작사에 참여, 자신만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냈다.

수호는 "봄에 들으면 잘 어울리는 앨범이다. 2년 동안 활동했을 때 비해 시간이 많다 보니 시간을 테마로 작업을 했다. 전곡 작사 및 앨범 콘셉트 기획에 참여했다. 복무 기간 중 책을 읽었는데 그중 '모모'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업해봤다. 시간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그것을 어떻게 앨범에 녹여내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지를 고민하며 작업했다. '모모'에 회색 정장을 입은 신사들이 나온다. 그 신사들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그레이 수트'라는 앨범을 만들게 됐다. '그레이 수트'는 2년 동안 세상은 다채롭고 아름답게 흘러가는데 나의 시간만 멈춘 것 같았다. 회색빛 세상에 갇혀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레이 수트'라는 이름을 붙였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부담은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그런데 앨범 작업을 하다 보니 팬분들 생각에 부담이 커졌다. 1년 9개월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가 나에겐 숙제였다. 일기장에 하고 싶은 말을 중구난방으로 쓰기도 하며 보니 '시간'이란 단어에 집착하게 됐다. 소집해제를 기다리면서 앨범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동안 시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으니 시간을 테마로 얘기를 하면 가장 진정성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사소한 악기 사운드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똑같은 기타 소리도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앨범에는 서른이 되면서 엑소 데뷔 10년을 돌아보며 내 얘기를 해봤다. 이번에는 2년이란 시간에 대한 내 얘기를 하는 거라 고민을 많이 했다. 한글자 한글자 고민하면서 작사를 했다. 무척 마음에 든다. 음악적으로는 1번부터 6번 트랙까지 유기적으로 담아보려고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수호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앨범과 달라진 건 성장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알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멜로디 라인과 악기 사용 등에 공통점이 있더라.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걸 정확히 표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달라지고 성장한 점인 것 같다. 내 색깔은 블루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우울할 수 있지만, 그 안에 파도처럼 상쾌한 청량함도 담고 있다. 그래서 수호의 음악색을 정한다면 '블루'인 것 같다. '수호 자신을 알다'라는 키워드가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그레이 수트'는 서정적인 밴드 사운드와 다이내믹한 스트링 라인이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레시브 록 장르의 곡이다. 멈춰버린 것만 같던 공허한 회색빛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상대를 통해 점점 다채로워지는 감정을 빛과 색에 빗대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수호는 "내가 가장 말하고 싶은 내용을 담은, 가장 애정하는 곡이다.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뮤직비디오는 시간이 멈춘 세계의 '그레이 수호'와 시간이 흐르는 세계의 '컬러 수호'가 대비되는 장면이 많다. 비교하면서 보시면 다른 느낌을 받으실 것 같다.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공허한 분위기를 극대화해서 표현해봤다. 너무 딥하지 않게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밖에 이번 앨범에는 재회에 대한 기대를 담은 모던 록 장르의 '모닝 스타',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위트 있게 풀어낸 '허들', 관능적인 멜로디와 격정적인 기타 솔로가 귀를 사로잡는 '디캔딩', 위로 송 '이리 온', 서정적인 록 발라드 '75분의 1초'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수호는 "'모닝스타'는 군 복무 중 콘서트하는 꿈을 꾸고 일어났더니 허무하더라. 지금 현재가 꿈이고 이 꿈에서 깨서 팬분들을 만나고 싶다는 역발상을 담았다.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 곡을 제일 먼저 녹음했다. 떨림, 설렘 같은 감정들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곡이다. '허들'은 눈을 감고 들어도 실제 그림이 그려지도록 장치를 많이 마련했다. 시간이 장애물처럼 느껴져서 그 시간을 뛰어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곡이다. '디캔딩'은 와인을 즐기게 되고 공부하게 되면서 나한테 2년이란 시간이 디캔딩처럼 팬분들과 깊어지는 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작사했다. '이리온'은 방황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분들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사했다. 실로폰 사운드를 입혀 동화적인 요소를 넣었다. '75분의 1초'는 '찰나'라는 뜻이다. 불교 용어로 가장 짧은 시간 단위다. 콘서트 마지막 피날레에서 느낀 감정을 표현한 팬송이다. 이 순간은 지나가버리지만 기억하려고 한다면 마음 속에 오래오래 평생 남을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가장 쉽게 작업한 곡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엑소는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데뷔 10주년에 솔로 컴백을 하게된 만큼, 엑소 멤버들도 수호의 활동을 응원하고 나섰다.

수호는 "신기한 것 같다. 데뷔 초 10주년을 맞은 선배님들을 봤을 때 엄청 대단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우리가 10주년을 맞았다. 마음은 아직 2년차에 머물러있는데 10주년이라고 하니 신기하다. 우리가 1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건 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내 앨범을 듣고 꼭꼭 숨겼다고 하더라. 정말 나 같은 음악을 했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카이 또한 "멤버들끼리 서로 믿는 것 같다. 대단한 피드백이나 조언보다도 멤버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믿고 따라주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수호는 4일 오후 6시 '그레이 수트'를 발표한다. 이에 앞서 오후 5시 엑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카운트다운 생방송을 진행, 글로벌 팬들과 소통한다.

수호는 "수호가 수호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수호스럽다는 말을 듣고 싶다. 누가 들어도 '수호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게 수호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게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