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통산 327홈런, 리그를 대표하는 수퍼스타 레전드를 대신해 개막전에 나선 기분은 어떨까. 19세 고졸 신인은 주눅들지 않았다.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 박찬혁은 "감개무량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전날 개막전에서 박찬혁은 데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렸다. 고졸 신인이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것은 이승엽(1995) 이후 장성호 강백호 한동희 이재현에 이어 KBO 통산 6번째다.
2번째 타석에선 2022년 키움의 첫 득점을 만들어내는 적시타까지 쳤다. 박찬혁은 "야구하면서 제일 긴장되고, 정신없는 하루였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3번째 타석 파울 타구가 홈런이 됐으면 승기가 우리 쪽으로 왔을 텐데…맞는 순간 느낌은 홈런이었는데, 마지막에 휘어져나가더라"며 웃었다.
"시범경기에서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다. 어떻게 해야 안타를 칠 수 있을지 나만의 존이 어느정도 정립이 됐다. 오늘은 어제보단 한결 익숙해지고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도 선배님들 코치님들께 많이 물어보겠다."
학창시절까진 주로 외야수로만 뛰었는데, 개막전엔 1루수로 나섰다. 그래도 안정된 포구가 돋보였다. 박찬혁은 "저 자신도 좀 불안했는데,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했다. (4회 피터스 타구 때 원바운드 송구도)감각적으로 잘 잡았다. 유연성은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에 대해서는 "고교 시절부터 워낙 잘 알려진 선수고, 나도 내 위치에서 열심히 하겠다"며 열정을 뽐냈다.
'롤모델'로는 이승엽을 꼽았다. 좌우타자를 떠나 인성으로나 실력으로나 워낙 뛰어난 선수라는 대답.
비록 팀을 떠났지만, 박병호 또한 자신의 자리를 메울 후배에게 뜨거운 격려를 건넸다.
"(이)정후 형이 (박)병호 선배랑 영상통화를 시켜주셨다. '삼진 먹는거 두려워하지마. 대차게 돌려라!' 말씀해주셨다. 박병호 선배님의 빈 자리를 대신한다기보단, 박찬혁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