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또 한 명의 베테랑 스타가 LA 에인절스를 떠나 새 팀을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4차례 올스타에 뽑히고 통산 324홈런을 날린 외야수 저스틴 업튼(35)이다. 에인절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업튼을 지명할당 조치했다(DFA·designate for assignment)'고 발표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89경기 출전에 그친 업튼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3홈런, 11타점으로 맹활약 중이었다. 다소 이해하기 힘든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DFA는 전력에 보탬이 안되는 선수를 내보내는 조치로 1주일 이내에 트레이드나 웨이버 클레임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방출하거나 다시 40인 로스터에 복귀시켜야 한다. 쉽게 말해 해당 선수의 잔여 연봉을 전부 부담하고 FA로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업튼은 2017년 11월 에인절스와 5년 1억600만달러에 계약했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시즌으로 2800만달러(약 342억원)의 연봉이 남아 있다. 트레이드의 경우 상대 구단은 DFA된 선수의 잔여 연봉을 부담하고 선수도 내줘야 한다. 물론 잔여 연봉 일부를 원소속팀이 부담할 수도 있다. 일반 트레이드와 같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DFA된 선수는 웨이버 단계에 놓이게 돼 해당 시점의 성적 역순으로 다른 팀이 데려갈 수 있다. 이 경우 선수를 데려간 팀은 잔여 연봉만 부담하면 된다. 웨이버 클레임마저 실패로 돌아가면 DFA된 선수는 마이너행을 거부하고 조건없는 방출, 즉 FA가 될 수 있다.
업튼은 30대 중반의 나이와 부상 경력, 무엇보다 고액 연봉 때문에 트레이드 또는 웨이버 클레임 구단이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FA가 돼 시장으로 나가 자유롭게 팀을 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업튼은 에인절스로부터 잔여 연봉 2800만달러를 모두 지급받고, 새 팀과는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에 계약할 수 있다.
에인절스는 왜 이런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업튼을 내보내려는걸까. 유망주인 조 아델(23)과 브랜든 마시(25)가 주전 외야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날 현재 시범경기 성적은 아델이 13경기에서 타율 0.273, 3홈런, 8타점, OPS 942이고, 마시는 13경기에서 타율 0.303, 2홈런, 6타점, OPS 0.869다.
에인절스의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캠프에서 그 두 선수의 활약상을 보고 결정한 것이다. 아델은 공수 양면에서 아주 인상적이다. 브랜든 역시 지난 며칠 동안 좌타자로서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수비와 베이스러닝에서도 만족스럽다. 정규시즌 로스터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아시안 단장은 "구단이 더 좋아질수록 뎁스는 더 깊어진다. 많은 시간과 고민을 들인 아주 어려운 결정이었다. 아델과 브랜든이 준비됐다고 생각한다"며 업튼과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5월 앨버트 푸홀스를 이같은 방식으로 내보낸 적이 있다. 10년 2억4000만달러의 마지막 시즌으로 연봉은 3000만달러였다. 결국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아 FA가 된 푸홀스는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