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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 남네요"…'고의4구→쐐기타 응수' 10년 만에 개막 선발, 가치 증명 1R [잠실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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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앞 타자 고의4구 뒤 승부. 10년 만에 개막전에 선발로 나온 1라운드 타자는 화끈한 적시타로 응수했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4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외야수 김인태(28)는 '만년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기대를 모았다. 고교 시절부터 타격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였지만, 국가대표 못지않은 외야진을 갖춘 두산에서 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어느덧 입단 10년 차.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 주전 외야수 박건우가 FA 자격을 얻은 뒤 NC 다이노스와 6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김인태와 강진성에게 우익수 우선 순위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태는 시범경기에서 12경기 타율 3할1푼3리(32타수 10안타)로 안정적인 타격감을 뽐냈고, 개막 엔트리는 물론 2일 잠실 한화전에 6번-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입단 10년 차 만에 첫 개막전 선발 출장이다.

첫 타석부터 아쉬움을 삼켰다. 잘맞은 타구가 유격수 호수비에 걸려서 직선타 아웃이 됐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시프트에 걸렸다.

좀처럼 풀리지 않았던 경기. 김인태는 필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냈다. 4-3으로 한 점 차 살얼음판 리드를 안고 있던 5회말 두산은 2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한화는 앞선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날렸던 5번타자 양석환을 고의4구로 거른 뒤 김인태와 승부를 택했다.

선발 김민우와 승부에서 3볼로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자 김인태는 공 하나를 지켜본 뒤 5구째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이번에도 시프트가 걸려있었지만, 타구는 우익수 앞 안타가 됐고,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6-3으로 점수가 벌어졌고, 이 점수는 쐐기점이 됐다. 두산은 6대4로 개막전 승리를 잡았다.

경기를 마친 뒤 김인태는 "많은 팬분들 앞에서 이기는 경기를 해 기분이 정말 좋다. 여운이 남는다"라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설레고 또 긴장도 됐다. 첫 타석에 괜찮은 타구가 나오면서 긴장이 풀렸다"라며 "시범경기 땐 관중이 없었는데, 팬들이 들어오니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다르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인태는 이어 "시범경기 마지막부터 감은 괜찮았다. 자신있게 돌리려고만 생각했다"라며 "이제 한 경기했을 뿐이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열심히 할 것이다. 그래야 팬들이 좋아해주실 것"이라며 "팀을 위해서, 또 팬들이 야구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