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최지훈의 수비 하나가 중요했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이 꼽은 승리의 원동력은 최지훈이었다. 퍼펙트 대기록을 아쉽게 놓친 폰트도, 10회 결승 타점과 쐐기타를 날린 최 정과 한유섬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도 중요했지만 1회 최지훈의 수비 하나가 경기를 바꿨다고 본 것이다.
SSG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2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4대0으로 승리했다. 선발 윌머 폰트가 KBO리그 최초 9회 퍼펙트를 기록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승리투수에 만족해야 했다. 연장 10회 1사 만루 찬스서 최 정이 천금의 결승 희생플라이 타점을 만들어냈고, 이어 등장한 한유섬이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까지 터뜨렸다.
또 한 명의 승리 주역이 있었다. 2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훈이었다. 최지훈은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평범한 활약. 하지만 중요한 건 수비였다. 1회말 시작하자마자 NC 박건우가 폰트의 공을 제대로 받아쳤고, 타구가 중견수를 넘기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지훈이 끝까지 공을 따라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공을 그림같이 걷어냈다. 이 수비 하나에 폰트가 수월하게 투구를 할 수 있었고, 다른 선수들도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폰트의 개막전 승리를 축하한다. 눈부신 피칭을 했다"고 하면서 "최지훈이 1회말 박건우의 타구를 호수비해준 장면이 중요했다. 그 수비 하나가 팀이 집중력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폰트의 호투에도 밑거름이 됐다. 오늘 선수들 모두 끝까지 수비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래서 10회 결승점이 나올 수 있었다"고 경기를 돌이켰다.
최지훈은 사실 김 감독을 골치아프게 하는 선수였다. 스프링캠프 때는 최지훈을 2번으로 낙점했지만, 시범경기에서 부진하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한 것. 하지만 김 감독은 개막전 최지훈 카드를 밀고 나갔다. 그 은혜에 대한 보답을 최지훈이 제대로 한 것이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