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출신 티에리 앙리 벨기에대표팀 수석코치가 멋쩍은 일을 당했다.
29일(한국시각)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아스널 레전드 앙리가 사진촬영을 원하는 젊은 팬에게 잔인하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틱톡(쇼트 비디오 플랫폼)'에 올라온 영상 속에는 검정색 티셔츠를 입은 소년 팬이 계단을 내려가는 벨기에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 옆에 서 있다가 사진촬영 요구를 위해 앙리에게 다가가는 듯했다.
앙리는 소년 팬과 눈이 마주쳐 쳐다본 뒤 손을 내밀었지만, 이 팬이 함께 사진을 찍고 싶은 이는 따로 있었다. 앙리 뒤에 내려오던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였다. 그러자 앙리가 빠르게 내밀었던 손을 거두고 계단을 내려갔다. 소년 팬은 오리기와 사진을 찍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팬들은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주인공", "이 소년이 앙리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었네", "앙리씨, 팬이 원한 건 당신이 아니야"라며 비웃었다.
앙리는 최근 경기장에서도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등 곤혹을 치렀다.
2009년 11월 아일랜드와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전에서 범한 '핸드볼 어시스트' 사건이 화근이었다. 13년이 흘러도 아일랜드 팬들은 월드컵 탈락의 억울함을 잊지 않고 있었다.
앙리가 지난 27일(한국시각) 아일랜드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내자 아일랜드 팬들은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앙리가 벤치에 앉았을 때 귀가 먹먹할 정도로 야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경기가 끝난 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대표팀 감독은 앙리를 대변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앙리 수석코치는 꽤 경험이 많은 사람이어서 야유를 받아도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