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두 달간의 경쟁이 어느덧 끝을 향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선발 경쟁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눈치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달 함평 스프링캠프 출발과 동시에 선발 경쟁의 문을 열었다. 윤중현(27)-이민우(29)-한승혁(29)-유승철(21)이 유력 후보로 꼽혔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테스트를 받았다. 당초 이들 모두 선발 예비 자원으로 분류됐지만, 이의리(20)-임기영(29)의 부상으로 개막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불가피해지면서 경쟁 열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여전히 경쟁률은 2대1이다. 손가락 물집 부상을 털고 돌아온 이의리의 개막시리즈 선발 등판은 쉽지 않을 전망. 26일 대전 한화전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으나, 컨디션 난조로 27일 불펜 피칭-30일 퓨처스(2군)리그 등판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재활 중인 임기영도 아직 유의미한 소식이 없다. 양현종(34)-션 놀린(33)-로니 윌리엄스(26)가 현재 KIA 선발진에서 내놓을 수 있는 개막시리즈 선발 카드다. 결국 김 감독이 두 명의 선발 자원을 택해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한승혁이다. 세 차례 시범경기서 14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 3.21을 찍었다. 등판 때마다 꾸준히 이닝 수를 늘려갔고,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벤치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 감독은 한승혁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을 두고 "확률이 높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들어갈 거 같다. 큰 부상없이 던진다면 임기영을 대신해서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사실상 한 자리를 차지했음을 시사했다.
윤중현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있다. 지난 18일 KT전에서 4이닝 4안타(1홈런) 4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으나, 내용 면에선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승혁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템포의 투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연습경기부터 꾸준히 빌드업을 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한승혁-윤중현이 확실히 낙점을 받을진 미지수. 경쟁자인 이민우와 유승철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이민우는 지난 15일 삼성전에서 4이닝 5안타(1홈런)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으나, 연습경기 때 소극적 투구가 개선되면서 주목 받았다.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한 유승철은 초반의 제구 난조를 극복하며 영점을 잡아가고 있고, 네 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1.50)은 가장 낮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우에 따라선 이들이 '깜짝 카드'로 나설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내주 쯤엔 선발 로테이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두 달간의 경쟁 체제를 지켜본 KIA 코치진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