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요즘 LA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개막전 선발로 누가 나서느냐이다.
에이스로 성장한 영건 워커 뷸러, 지난해 20승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다저스에 잔류한 클레이튼 커쇼 중 누군가 개막전 선발을 맡을텐데, 시즌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힌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스프링트레이닝이 열리고 있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개막전 선발을 정했느냐. 워커인가 커쇼인가"라는 질문에 "시즌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정하지 않았다. 둘 중 누구라고 할 수도 없다. 후보가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만, (내 마음 속엔)한 명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성적을 보면 당연히 뷸러가 오는 4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개막전 선발로 나서야 한다. 뷸러는 지난해 33경기에 등판해 207⅔이닝을 던져 16승4패, 평균자책점 2.47, 212탈삼진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4위에 올랐다.
그렇지만 로버츠 감독은 이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까지 시범경기 6게임을 치른 상황에서도 연막 작전만 피우고 있다. 아무래도 커쇼를 의식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캠프에서 흘러 나온다.
커쇼는 이날 클리블랜드전에 등판해 2⅓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서 3⅔이닝 2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 중이다. 기록 자체보다는 커쇼가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나 전력 피칭을 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뷸러는 지난 2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첫 등판해 4⅔이닝 5안타 5탈삼진 2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커쇼는 2011~2018년까지 8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등판했다. 2019년에는 스프링캠프에서 어깨를 다쳐 류현진이 대신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영광을 안았다. 코로나 사태로 7월에 개막한 2020년에도 커쇼는 허리가 좋지 않아 더스틴 메이에게 첫 경기 공을 넘겼다. 커쇼는 지난해 모처럼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맞아 콜로라도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개인통산 9번째 개막전 선발등판이었다.
로버츠 감독의 커쇼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었다. 커쇼 위주로 로테이션을 조정하고, 경기 중에는 교체 타이밍을 커쇼의 의중을 먼저 물어보기도 했다.
다저스 팬매체 다저스네이션은 '뷸러가 아직 개막전에 등판하지 않은 건 놀랍다. 커쇼가 가동되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불러는 비공식적이지만 지금 다저스의 에이스다. 올해 개막전 선발은 그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