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역대 최고의 재능이라는 평가. 수많은 관심은 욕심으로 이어졌고, 아쉬움만 남았다.
지난해 11월 장재영(20·키움 히어로즈)은 송신영 투수코치와 긴 면담을 했다. 불펜 피칭 등 연습 때에는 리그 최고의 공을 던졌지만, 실전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흔들렸던 모습에 해법을 찾으려고 했다.
장재영은 "연습할 때나 불펜 피칭을 하면 내가 생각해도 제구도 크게 벗어나는 것이 없었다. 연습 때 좋고 경기할 때 좋지 않은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장재영은 2021년 입단한 신인 중 최대어였다. 고교 시절부터 시속 150㎞ 중반의 공을 던지면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는 등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키움은 장재영에게 계약금 9억원을 안겼다.
첫 해 스프링캠프부터 장재영은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지면서 가치를 증명했다.
신인왕 1순위로도 꼽혔지만, 시즌에서 장재영은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제구가 다소 흔들렸고, 전반기 7경기에 나온 그는 6이닝 동안 4사구 11개를 내주면서 평균자책점 16.50을 기록했다.
결국 4월을 끝내지 못한 채 2군으로 내려가서 영점잡기에 돌입했다. 후반기 돌아왔지만, 12경기 11⅔이닝을 던져 16볼넷을 허용하는 등 여전한 숙제를 안고 있었다.
장재영과 송 코치는 대화 끝에 '마음가짐'으로 결론을 내렸다. 장재영은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욕심이 생겼던 거 같다. 하던대로하면 괜찮을텐데, 더 욕심을 부렸다"고 이야기했다.
3년 먼저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안우진과의 대화도 장재영에게는 도움이 됐다. 안우진 역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입단했고, 파이어볼러라는 공통점도 있다.
장재영은 "(안)우진이 형과 많은 대화를 한다. '볼넷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라. 볼넷을 주면 다음 타자를 잡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1년의 시행착오를 겪은 장재영은 2년 차 시범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5경기에 나와 5이닝을 소화하며 단 1점도 주지 않았다. 볼넷 5개가 있지만, 삼진도 6개로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재영은 "부담감을 조금 더 즐기고 마운드에서 재미있게 하려고 하니 더 좋아진 거 같다"고 설명했다.
부침을 겪었지만, 2021년의 1년은 자산이 됐다. 장재영은 "작년에 경험한 것이 힘들었지만, 도움이 됐던 1년이었다. 내 자신도 실망했고, 많은 팬들도 실망하셨을 거 같다"라며 "아직 시즌에 들어가기 전이지만,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려고 한다. 볼넷을 주면 다음 타자 승부에 집중하고, 잘 못 던지는 경기가 있으면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실수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다음 거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2년 신인들에게도 작은 조언을 남겼다. 올해 문동주(한화) 김도영(KIA) 등 기량이 뛰어난 신인들이 스프링캠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장재영은 "기죽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자신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