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라인 브레이커' 김승대(31)가 포항 스틸러스로 복귀를 확정지었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24일 "남은 문제가 모두 풀리면서 김승대의 포항 복귀가 확정됐다"고 전했다. 25일까지인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전북과 포항, 김승대 삼자의 '니즈'가 맞으면서 전격적으로 이적이 이뤄졌다. 막판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지만, 김승대의 강한 의지로 포항행을 확정지었다. 메디컬테스트까지 완료한 김승대는 곧바로 포항에 합류할 계획이다. 조건은 임대가 아닌 완전이적이다.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은 선수단 정리가 필요했다. 김진규 김문환 윤영선이 가세하며 팀 연봉이 높아졌다. 전북 입장에서 고액 연봉자를 벤치 밖에 두는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공격수 자리에 구스타보 일류체코 두 외국인 선수가 건재한 가운데 2선에도 송민규 문선민 김보경 바로우 한교원 등을 자리했다. 올시즌 김승대는 제주 원정에서 한차례 출전 기회를 잡았을 뿐, 다른 경기에선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일이 빈번했다.
김승대는 경기 출전에 목마른 상태였다. 2019년 여름 포항을 떠나 전북에 입단한 뒤 3년 연속 리그 우승의 순간을 함께하긴 했으나, 2시즌 반 동안 리그에서 뛴 경기가 32경기밖에 되지 않았고, 1골을 넣는데 그쳤다. 2020시즌 강원 임대를 다녀온 뒤로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김승대가 전성기를 보낸 포항과 손을 잡았다. 포항에는 스승-제자를 넘어 형-동생 사이로 지낼만큼 각별했던 김기동 포항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신진호 신광훈 강현무 이광혁 완델손 등 익숙한 얼굴도 많다.
포항은 올 시즌 초반 엄청난 상승세를 타며, 목표를 우승으로 상향 조정했다. 측면 자원은 충분하지만, 최전방과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는 변수가 있다. 포항은 김승대의 능력과 상징성에 주목했다. 팔라시오스를 보낸 포항은 김승대 영입의 여력이 생겼다. 전북을 떠나기로 한 김승대의 앞에는 몇가지 옵션이 있었다. 비록 전북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충분한 기량에 활용도가 높은 김승대를 주목하는 클럽이 제법 있었다.
김승대의 선택은 오로지 포항 뿐이었다. 김승대는 포철초-포철중-포철공고를 나와 2013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해 옌볜 임대 시절을 제외하곤 2019년까지 스틸야드를 누빈 대표적인 '포항맨'이다. 김승대는 전북으로 이적할 당시에도 잔류를 원했지만, 어려운 팀 사정을 감안해 전북행을 결심할 정도로 포항에 대한 애정이 크다. 당시 김 감독은 김승대가 전북으로 떠나자 "갈비뼈 하나를 잃은 심정"이라고 허탈감을 표현했다.
김승대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포항에서 부활을 노린다. 마지막 협상에서 조건을 상당 부분 양보했을 정도로 포항 복귀에 대한 의지가 컸다. 김승대가 '재활공장장' 김 감독의 손을 거쳐 부활한다면 우승을 노리는 포항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