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러시아 클럽 루빈 카잔이 황인범(26)을 포함 팀내 모든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카잔의 올렉 야로빈스키 스포츠 디렉터는 지난 21일 러시아 매체 'SE'와의 인터뷰에서 "시즌이 끝나기 전에 최소 3명의 선수가 우리를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면 모든 선수가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선수에 대한 모든 영향력을 박탈당했다. 선수들이 원한다면 떠날 수 있다"고 했다. 구단 차원에서 선수를 붙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이후 러시아 클럽의 외국인 선수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각 소속팀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이적하는 가운데, 카잔에서도 벌써 3명이 팀을 떠났다. 안드레아스 드레이어(덴마크), 시드 하크샤바노비치(스웨덴), 필립 우레모비치(크로아티아) 등이다.
이로써 황인범(대한민국), 실비예 베기치(크로아티아), 몬타사르 탈비(프랑스), 올리버 아빌드가르드(덴마크), 크비차 크라바트스켈리아(조지아), 비탈리 리사코비치(벨라루스) 등 6명만이 팀에 남았다.
이중 크라바트스켈리아는 이번 A매치 소집 즈음 팀을 떠났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카잔 구단이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은 황인범의 향후 거취에 쏠릴 수밖에 없다.
황인범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카잔 구단과의 인연을 무 자르듯 자르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고 본다.
우선, 황인범은 발가락 골절상 부상 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한 상태다. 그는 구단의 배려 덕에 부상을 당할 때마다 국내에 머물고 있다. 레오니드 슬러츠키 카잔 감독도 큰 신뢰를 보내고 있다.
'구단의 신뢰를 받으며 꾸준히 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섣불리 계약 파기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간 올 여름 어떤 상황이 들이닥칠지 알 수 없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몸으로 당장 갈 곳도 마땅치 않다.
황인범이 할 수 있는 건 재활에 전념하며 러시아 정세와 구단 상황을 살피는 것 정도다. 그러는 사이 3월말까지 미뤘던 러시아 출국 날짜가 성큼 다가왔다. 황인범은 올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17경기에 나서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