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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584억' 악마의 협상술, 사상 초유 악재속 매출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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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오프시즌 역사를 2년 만에 새로 썼다.

지난 주 락아웃 해제 이후 FA 계약이 쏟아지는 가운데 보라스의 고객 중 한 명인 카를로스 코레아가 19일(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와 3년 1억53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코레아 말고도 보라스 고객 중 특급 외야수로 꼽히는 닉 카스테야노스도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5년 1억달러에 계약했다. 하루에 2억달러가 넘는 계약을 성사시킨 보라스의 이번 FA 시장 매출은 11억1755만달러(약 1조3584억원)로 늘었다.

보라스의 고객 중 정상급 외야수인 마이클 콘포토를 비롯한 미계약 FA가 여럿 남아 있어 이 수치는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다.

앞서 보라스를 앞세워 거액의 메가딜을 성사시킨 FA는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10년 3억2500만달러)와 마커스 시미엔(7년 1억7500만달러), 콜로라도 로키스 크리스 브라이언트(7년 1억8200만달러), 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3년 1억3000만달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카를로스 로돈(2년 4400만달러), 토론토 블루제이스 기쿠치 유세이(3년 3600만달러) 등이다. 총액 1억달러 이상 계약한 FA 10명 중 6명이 보라스 고객들이다.

보라스는 2년 전 즉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열렸던 FA 시장에서 총 10억7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당시 뉴욕 양키스 게릿 콜(9년 3억2400만달러), LA 에인절스 앤서니 렌던(7년 2억4500만달러),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7년 2억4500만달러), 토론토 류현진(4년 8000만달러)이 보라스의 협상술 덕에 거액의 계약을 품에 안았다.

미국 스포츠전문 주간지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은 지난해 12월 '보라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또다른 기록적인 계약을 겨냥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매출 신기록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노사단체협상이 틀어지면서 락아웃이 장기화돼 FA 시장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은 정규시즌 개막을 두 차례나 미루면서 선수노조를 압박하며 단체협약 합의를 종용했다. 선수노조가 어느 정도 양보를 얻어내며 새 단체협약에 도장을 찍긴 했지만, 시즌 개막이 4주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미계약 FA들은 쫓길 수밖에 없었다.

이날 코레아가 예상과 달리 미네소타와 계약한 것이 단적인 예다. 코레아는 10년 총액 3억3000만달러 이상의 계약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부상 위험을 의식한 유력 구단들이 몸을 사리면서 시장 수요가 작아졌고, 코너에 몰린 코레아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3년 계약을 받아들이면서 다음 오프시즌을 기약했다. 보라스의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 코레아는 올시즌 건강한 몸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일정 성적을 낸다면 옵트아웃을 행사해 다시 FA를 선언할 계획이다. 10년 계약을 다시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보라스의 협상 수완은 이번에도 위력을 떨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거와 슈어저, 기쿠치 등은 시장 가치 이상의 평가를 받아냈다는 분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