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코로나19도 호랑이를 막지 못했다. 울산 현대는 역시 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1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트FC(태국)와의 202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에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울산은 포트FC를 잡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제 I조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광저우FC(중국), 조호르(말레이시아)와 대결한다.
본선으로 가는 '운명의 한 판'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에 배정된 ACL 티켓은 '2+2'다.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인 전남 드래곤즈(2부 리그)가 ACL 본선에 직행했다. K리그 2위를 기록한 울산은 '단판 PO'를 통해 본선 진출 여부를 가려야 했다.
경기를 앞두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울산 선수단 내 '코로나 집단 감염'이란 대형 악재가 터졌다.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상당수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최종 명단에는 단 17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이 호 플레잉코치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했을 정도다.
홍 감독은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기존 포백 대신 이명재-김성준-김재성으로 스리백을 꾸렸다. 울산이 올 시즌 스리백을 사용한 것은 지난 11일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경기 중 김기희의 부상으로 급히 변경했을 때 뿐이다. 당시에는 김영권-박용우-신형민이 수비를 담당했다. 선발부터 스리백을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홍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선발 명단에 2002년생 최기윤, 1999년생 김재성을 넣었다. 최기윤은 올 시즌 프로에 입문한 신인이다. 이날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김재성은 울산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충남아산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K리그2 무대에서 총 10경기를 소화한 어린 선수였다. 이 밖에 벤치에선 2001년생 골키퍼 설현빈이 대기했다.
카드는 적중했다. 최기윤은 경기 시작 13분 만에 포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폭발하며 환호했다. 김재성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울산은 후반 폭발했다. 후반 15분 교체 투임된 엄원상과 레오나르도가 골맛을 봤다. 엄원상은 후반 37분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살짝 깨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엄원상은 2분 뒤 상대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엄원상은 부상을 입고 고명진과 교체 아웃됐다. 페널티킥 키커로는 레오나르도가 나서 득점을 완성했다. 울산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 승리의 휘파람을 불었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