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그가 여기에서 몇 년 더 보낸다면, 그의 번호도 여기에 붙을텐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14일 플로리다주 노스포트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스프링트레이닝 훈련장인 쿨투데이파크에서 애틀랜타 베테랑 선발 찰리 모튼이 주위를 향해 던진 한 마디다.
여기서 찰리가 언급한 '그'는 프레디 프리먼이다. 11년간 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프리먼이 보이지 않자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모튼은 "여기 은퇴한 선수들의 배번이 적힌 현수막이 보일 것이다. 프리먼은 아직 없지만, 언제가는 그의 번호도 이곳에 걸릴텐데 말이다"라고 했다.
애틀랜타의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도 프리먼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락아웃 해제 직후 프리먼에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스닛커 감독은 "프리먼이 어떻게 뭘 할지 알지 못하고, 나도 뭘 묻지 않았다. 옛 친구로서 안부를 주고받았을 뿐"이라며 "비즈니스와 관련한 얘기는 아무 것도 안 했다. 그가 직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평생 좋은 친구로 남을 선수"라고 밝혔다.
프리먼은 애틀랜타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7년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애틀랜타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1년부터 주전 1루수로 뛰며 팀을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5번 올스타에 뽑혔으며, 2020년에는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59경기에서 타율 0.300, 31홈런, 83타점, 120득점을 기록했다. 행크 애런, 치퍼 존스, 데일 머피, 앤드루 존스, 에디 매튜스를 잇는 애틀랜타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오프시즌 FA가 된 프리먼은 애틀랜타에 평생 남고 싶겠다고 했지만, 애틀랜타 구단이 내민 조건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5년 1억3500만달러는 그의 마음을 붙잡지 못한 상황. 프리먼은 직접 밝히지는 않았으나, 시장가치는 6년 1억8000만달러로 평가받는다.
그는 1989년생으로 올해 33세가 된다. 6년 계약을 하더라도 계약 마지막 해 나이는 38세다. 최근 4년간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프리먼이다.
모튼은 "프리먼은 자신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구단 제안을 받아들일 수도 거절할 수도 있다"면서 "뭐가 뭔지는 나는 잘 모른다. 한 팀을 위해 그렇게 오랫동안 그렇게 많은 일을 이룬 선수가 그런 상황에 몰린 건 마음에 안 든다. 이미 결정은 내려졌을 거라 본다. 다만 프리먼 자신이 그 결정을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