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애초부터 위기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위기가 닥쳤을 때는 막아내는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신형 파이어볼러' 김윤수(23)의 특급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
김윤수는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2시즌 KBO리그 시범경기에 1-1로 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출발은 위기였다. 선두 이우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곧바로 황대인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순식간에 무사 2, 3루 상황에 놓였다. 김윤수는 이 상황에서 어떤 생각이었을까. 그는 "연속안타를 맞고 실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김윤수의 집중력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베테랑 고종욱에게 152km의 빠른 직구와 138km의 커브로 유리한 볼 카운트를 점령한 뒤 1B2S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첫 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첫 타자를 삼진잡고 '집중하자'라는 포수 (김)재성이 형의 콜에 갑자기 몰입되며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삼진은 전략적이었다. KIA 김석환에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활용했다. 포수 김재성도 높은 쪽으로 세 개의 공을 유도해 삼진을 빼앗았다. 이어 후속 류지혁에게도 2B2S에서 151km짜리 바깥쪽 높은 공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황두성 1군 투수 코치는 김윤수가 '삼진쇼'로 위기를 탈출하자 손뼉을 치며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김윤수는 진화 중이다. 그 동안 힘으로만 150km가 넘는 공을 뿌렸다면 이젠 밸런스를 갖춘 강속구 투수가 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몸 상태가 최상이다. 또 나만의 밸런스와 느낌이 잡혀지는 기분이다. 마운드에서 살짝 힘을 빼고 80~90% 힘을 가지고 던지는 요령도 점점 체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MZ세대'답다. 올해 자신의 포부도 명확하게 밝혔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이다. 그는 "불펜투수로 계속 강력한 투구를 보여줘 항저우아시안게임 멤버로도 언급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