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던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의 2022시즌 KBO리그 시범경기.
이날 양팀 타자들이 생산해낸 점수는 1점 뿐이었다. 1대1 무승부.
그만큼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는 증거다. 양팀의 내용은 약간 달랐다. 삼성은 5선발 경쟁 중인 양창섭이 선발등판해 최대 80구까지 설정된 투구 계획 속에서 6이닝을 버텨내면서 5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후 박세웅과 최충연이 나란히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KIA에서도 선발등판한 한승혁이 자신에게 설정된 4이닝 최대 70구를 정확하게 소화하면서 4이닝 2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이어 5이닝을 불펜 투수들을 투입해 실점을 하지 않았다.
팽팽했던 투수전의 대미는 9회에 마운드에 오른 '우완 파이어볼러'들이 장식했다.
9회 초 삼성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건 김윤수였다. 직구 최고구속 150km 중반대까지 찍을 수 있는 강속구 투수였다. 그러나 출발은 위기였다. 선두 이우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곧바로 황대인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무사 2, 3루 상황.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실점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시즌을 대비한 모의고사에서 불안함 노출은 최대한 줄여야 했다. 뒤는 없었다. 위기는 김윤수가 스스로 극복해나가야 했다.
김윤수는 집중했다. 그리고 삼진쇼를 펼쳤다. 고종욱에게 152km의 빠른 직구와 138km의 커브로 유리한 볼 카운트를 점령한 뒤 1B2S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첫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김석환은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활용했다. 포수 김재성도 높은 쪽으로 세 개의 공을 유도해 삼진을 빼앗았다. 후속 류지혁에게도 2B2S에서 151km짜리 바깥쪽 높은 공으로 삼진을 잡아내며 특급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김윤수는 "9회 연속안타 맞고 실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첫 타자를 삼진잡고 '집중하자'라는 (김)재성이 형의 콜에 갑자기 몰입되며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몸 상태가 최상이다. 또 나만의 밸런스와 느낌이 잡혀지는 기분이다. 마운드에서 살짝 힘을 빼고 80~90% 힘을 가지고 던지는 요령도 점점 체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9회 말 삼성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KIA에서도 강속구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프로 2년차 이승재였다.
이승재도 보란듯이 삼진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선두 김재성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태훈에게도 공격적인 피칭으로 1B2S에서 132km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마지막 김성윤에게는 초구 144km짜리 직구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마무리했다.
1대1로 끝난 경기였지만, 오랜만에 9회에 감돈 긴장감은 개막 이후 KIA-삼성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