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 도시감성의 재즈와 블루스를 연주하고 노래해온 조범진이 이번엔 펑크(funk) 비트의 생일 축하곡 'Funky Birthday'를 들고 돌아왔다.
펑크는 1960년대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을 필두로 슬라이앤 더 패밀리스톤(Sly & the Family Stone),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 등이 대표하는 장르다. 주로 소울(soul), 리듬엔블루스(R&B) 등 흑인 감성을 바탕으로 무도회에서 춤추기 좋게 만든 댄스곡을 일컫는다.
우리 입장에서 생소한 고난이도의 이국적 리듬과 감성을 이해하고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장르다. 조범진은 앞서 이 방면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전설의 밴드 '사랑과 평화'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한 이력을 바탕으로 한국적 펑크 리듬의 정수를 들려준다. 특히 조범진의 주무기 펜더 '62스트랫의 커팅주법과 리듬 해석은 익살스러운 솔로 이상으로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다.
특별히 이번 곡은 가수 조정민의 피처링으로 수채화 느낌의 코러스가 더해졌다. 조정민은 최근 트롯 풍의 곡들로 사랑받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소울(soul) 음악에 깊은 조예와 애정을 가지고 있던 가수다. 조정민은 방송 및 연예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조범진과 틈틈이 음악적 방향에 대해 조언을 주고받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이번 피처링도 조범진의 작업실에 안부 인사차 들렀다가 예정에 없는 의기투합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범진의 든든한 동료 건반주자 에디 브라운 역시 아낌없는 지원사격을 해줬다. 특히 조범진은 이 곡의 오르간과 브라스 섹션 전 트랙을 어레인지해서 프로듀서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편 이 곡은 '너의 날'(2021)에 이어 조범진의 두 번째 생일축하곡이다. 전작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사랑하는 이의 생일을 축복하는 분위기라면 이번 곡은 케이크의 불을 끄고 'Let´s Party'를 외치기 흥겨운 노래다.
재즈와 블루스의 깊은 의미를 이해하려는 '탐구정신', 그리고 선대 뮤지션들에 대한 존경심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음악판에서 조범진의 존재는 1년에 한번 돌아오는 생일처럼 성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