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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인의 3루 질주→태그아웃 "오버런? NO!", KIA '뛰는 야구' 속의 큰그림[창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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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2일 창원NC파크.

KIA 타이거즈 황대인은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1, 3루에서 볼넷 출루했다. 이어진 타석에서 김석환이 우전 적시타를 쳤고, 3루 주자와 2루 주자가 차례로 홈을 밟았다. 1루 주자 황대인은 3루까지 뛰었으나, 홈으로 향하는 듯 했던 NC 야수진의 송구가 3루로 바뀌면서 그대로 태그아웃 됐다. 접전 상황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거리, 황대인의 빠르지 않은 발 등을 고려하면 '오버런'을 상상할 수도 있었다. 황대인이 2루에서 멈췄다면 KIA는 3-0에서 2사 1, 2루 찬스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을 만했다.

황대인의 주루는 '스크린 플레이'였다. 상대 야수진 송구를 교란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3루를 향해 뛴 것. 상대 입장에선 점수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1점을 더 주더라도 추가 실점 위기를 겪기 보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우고 이닝을 마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A 김종국 감독은 "황대인이 송구가 홈으로 가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스크린 플레이를 펼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KIA를 '뛰는 팀'으로 바꿔놓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최소 도루 2위(73개)였던 '느림보 팀' KIA를 공격적으로 뛰는 팀으로 바꿔 전체적인 생산력을 늘리려 하고 있다. 캠프 기간부터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장려해왔다. KIA 선수들은 연습경기 기간 쉴새없이 '뛰는 야구'를 펼치면서 달라진 스타일을 과시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 대부분이 그동안 주문해 온대로 (공격적 주루플레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감 없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도 엿보인다"며 "지금은 좀 더 자신있게 뛰었으면 좋겠다. 도루를 하려다 역모션이 걸려도 되고, 견제사를 당해도 된다. 시범경기가 아니면 언제 그런 걸 해보겠나. 계속 해봐야 투수 리듬이나 투구 타이밍을 빼앗는 법을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A가 추구하는 '뛰는 야구'는 단순히 주루 플레이에 그치지 않는다. 상대 투수, 야수진을 계속 흔들면서 타석에서도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감독은 "상대에게 불편한 경기를 하게 하는 게 목표다. 상대 투수가 우리 타자에게 편하게 던지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때문에 (루상에서) 죽더라도 압박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