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왕의 귀환' 제주 주민규 5라운드만에 마수걸이 골. 본격 득점왕 2연패 시동

by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개막 후 4라운드 동안의 침묵을 깨고 '왕'이 돌아왔다. 제주 유나이티드 간판 스트라이커 주민규(32)가 5라운드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2년 연속 득점왕'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저조한 페이스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을 뿐이다.

주민규는 1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5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해냈다. 전반 10분 만에 제르소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더골로 연결했다. 이어 후반 40분에는 상대 중앙 진영에서 기가 막힌 스루패스로 김주공의 쐐기골까지 이끌어내며 1골-1도움 멀티 공격포인트 활약을 펼쳤다. 주민규의 눈부신 활약 덕에 제주는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 전북을 격파하고 본격적으로 상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주민규의 득점포 가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주가 드디어 시즌 개막전 기대대로 '다크호스'의 면모를 되찾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승격 첫 시즌에 4위를 기록했던 제주는 겨울 이적시즌 동안 상당히 공격적으로 선수를 보강해 올 시즌 '전북-울산'의 양강 구도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기대되는 구단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팀의 '프랜차이즈 레전드'인 구자철이 11년 만에 제주로 돌아오며 '우승 도전'을 향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호재들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시원하게 질주하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0대3으로 패하며 첫 출발이 좋지 못했고, 이후에도 4경기 동안 단 1득점에 그치면서 '다크호스'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우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지난해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하며 제주의 돌풍을 이끈 주민규에게 향했다.

주민규는 지난 4라운드 동안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여줬다.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K리그가 개막하면서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오지 못한 탓이다. 급기야 제주 남기일 감독이 직접적으로 "공격수들이 스스로 부지런히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주민규가 분발해줘야 한다"며 주민규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주민규 스스로도 이런 시기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그는 "내가 못하고 있어서 다른 공격수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그간의 마음 고생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잘 했던 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에 좋은 미드필더가 많아서 중앙에서 득점 루트가 만들어지면 더 많을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주민규는 사실 이번 시즌에 페이스가 결코 부진하다고 할 수 없다. '지난해 득점왕'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기대감이 컸을 뿐이다. 지난 해에도 주민규의 첫 득점은 7라운드 수원FC전에서 나왔다. 그에 비하면 올해는 2경기나 먼저 득점포를 가동한 것이다. '득점왕 2연패'를 향한 행진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