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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식당 어머니에 최고 예우한 인천, 승리로 작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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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감동적이었던 은퇴식, 승리라는 최고의 선물까지 한 인천.

인천 유나이티드가 프로 구단으로서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에서까지 이겨 그야말로 완벽한 하루를 만들었다.

인천은 1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김천 상무와의 5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인천은 이날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 10주년 행사를 열었다. 그 일환으로 18년 동안 함께 했던 인연을 떠나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주인공은 인천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의 음식을 책임진 신명자 조리사. 2003년 인천 구단 창단 때부터 선수들의 밥을 짓기 시작해, 18년간 선수들과 함께 울고웃다 정든 클럽하우스를 떠나게 됐다.

인천 구단은 음지에서 묵묵히 선수단을 지원했던 '원클럽맨'을 위해 성대한 퇴임식을 열었다. 늘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감독, 선수 외에 조리사로 일한 직원에 대한 예우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다.

전광판을 통해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인천에서 신 조리사가 해준 밥을 먹었던 이들이었다. 대구FC에서 뛰는 이근호를 시작으로 전남 드래곤즈 최효진 코치, 그리고 외국인 레전드인 라돈치치와 데얀까지 깜짝 인사를 전했다. 라돈치치는 후덕해진 외모에,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해 웃음을 선사했다. 또 인천 지휘봉을 잡았던 김도훈, 장외룡 전 감독도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광판을 바라보던 신 조리사는 어느새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이 뿐 아니었다. 구단은 이날 경기 시축을 맡겼고, 경기전 베스트11 선수들과의 사진 촬영도 함께 진행했다. 조성환 감독, 레전드 출신 임중용 전력강화실장, 주장 오반석, 그리고 인천 소속으로 김천에서 뛰는 정동윤과 지언학 등이 선물과 꽃다발을 전달했다. 서포터는 '숨겨진 영웅 신명자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신 조리사는 떠나면서도 "인천 파이팅"을 외쳤다. 그의 바람이 선수들에게 전달되서였을가. 인천은 중요했던 이날 경기를 1대0 승리로 장식했다. 직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0대1로 지며 시즌 첫 패를 당한 상황에서 '다크호스' 김천을 만났는데, 전반 16분 터진 무고사의 결승골에 힘입어 연패에 빠지지 않았고 다시 상승 기세를 타게 됐다.

김천 미드필더 정현철의 백패스 실수가 무고사의 천금 결승골로 이어졌다. 인천으로서는 행운이었고, 김천을 땅을 칠 순간이었다. 인천은 승점 10점이 되며 리그 3위로 점프했다. 김천은 실점 후부터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마지막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