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1시즌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수원FC에 비상이 걸렸다. '핵심 중의 핵심' 라스와 무릴로가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라스와 무릴로 모두 발목이 문제다. 라스는 최근 자신의 SNS에 퉁퉁 부은 발목 사진을 올려놓았다. 스프린트와 점프 모두 전 시즌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 이유였다. 라스는 4월까지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무릴로는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 발목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 수술 여부를 두고 고심하던 무릴로는 결국 수술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복귀까지 6주 이상이 필요하다.
라스와 무릴로는 설명이 필요없는 수원FC의 핵심 자원이다. 두 선수는 공격축구를 강조하는 수원FC에서 마무리를 담당한다. 무릴로가 마지막 패스를 넣어주면, 라스가 결정한다. 라스는 지난 시즌 18골-6도움, 무릴로는 5골-10도움을 기록했다. 둘이 만든 공격포인트만 39개다. 둘 간 호흡도 좋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합작골 신기록을 만든 손흥민-해리 케인처럼, 서로가 주고받아 마무리한 골도 제법된다.
수원FC는 타 클럽의 러브콜을 받던 두 선수를 붙잡았다. 재계약에 성공했다. 라스-무릴로라는 확실한 축을 중심으로 요소요소에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지난 시즌 이상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수원FC의 초반은 신통치 않았다. 이영재의 군입대로 인한 공백도 있었지만, 역시 공격의 마무리를 담당하는 라스-무릴로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게 컸다. 수원FC는 개막 후 네 경기서 단 1득점에 그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라스-무릴로 콤비가 부상으로 쓰러지며,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들의 복귀까지 수원FC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다. 수비다.
수원FC는 현재 공격자원이 거의 전멸인 상태다. 김승준만이 제 몫을 하고 있다. 기대를 모으며 영입한 이승우와 김 현은 여전히 정상이 아니다. 이승우는 조금씩 올라오고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 현 역시 몸상태가 좋지 않다. 22세 이하 자원인 이영준과 박상명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지만, 이들은 냉정히 팀 공격을 이끌 선수들이 아니다.
결국 '넣는 것' 보다 '먹지 않는 것'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가능성은 보였다. 울산 현대와의 3라운드에서 1대2 역전패를 당했지만 수원FC식 두 줄 수비는 전반 위력을 발휘했다. 제주 유나티이드와의 4라운드에서는 0대0으로 경기를 마쳤다. 김 감독은 기존의 3-5-2에서 5-4-1로, 수비를 극대화한 전형으로 초반 방향을 설정했다. 다행히 수비 조직은 지난 시즌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라스-무릴로가 복귀하는 시점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 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쌓으며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수원FC의 초반 화두는 '버텨야 산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