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가 첫 실전에서 이름값다운 활약을 펼쳤다. 이제 '적응'만 남았다.
푸이그는 올시즌 키움 히어로즈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다. 지난 2년 간 외국인 타자 덕을 제대로 못 보면서 아쉬움을 삼켜온 키움은 1년 차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 최대치인 총액 100만 달러를 들여 푸이그와 계약했다.
이름값만큼은 역대급이라는 평가다. 2013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그는 첫 해 3할1푼9리 19홈런을 기록하면서 신인왕 2위에 올랐다. 2019년까지 통산 861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132홈런 415타점 79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강타자로 활악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라는 연결고리로 더욱 친숙하다. 2013년부터 6시즌 동안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더그아웃에서 장난치는 모습이 전파를 타는 등 '절친' 인증을 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만난 둘은 '한우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동안의 회포를 풀기도 했다.
푸이그는 실력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증명했다. 키움은 지난 4일과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고흥과 강진에서 스프링캠프를 한 뒤 첫 실전이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를 4번타자로 기용했다. 푸이그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첫 장타도 때렸다. 한화 투수 닉 킹험을 상대로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기록했다. 이후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내며 선구안을 보여주기도 했다.
홍 감독은 푸이그의 이야기에 "코멘트 할 게 없다"며 "매타석 본인의 생각대로 공을 보려고 했다. 자기 만의 계획이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실력에 있어서는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남은 건 KBO리그 환경을 익히는 일이다. 홍 감독은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장이 바뀌고 경기를 할 때마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이그는 지난 8일 홈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진행했다. 이정후를 비롯한 키움 선수단은 푸이그에게 고척돔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푸이그는 9일 자체 청백전에서 첫 고척돔 실전 경기를 치렀다. 첫 타석에서 안우진에게 삼진을 당한 푸이그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그사이 주자가 홈을 밟아 1타점을 올렸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