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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가 연봉 6할을 가져간다, 심화되는 '富의 독점'[SC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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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김광현이 8일 SSG 랜더스와 4년 151억원에 계약하면서 KBO리그 11번째 100억원 클럽 회원이 됐다.

이번 오프시즌 들어서만 무려 6명이 총액 100억원 이상의 대박을 터뜨렸는데, 제도와 환경 변화를 차치하더라도 특급 선수의 몸값 폭등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사태로 구단들의 수입이 반토막 나고 저연차 선수들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최상위 선수들에게는 딴 세상인 양 천문학적인 돈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KBO리그 연봉 '양극화' 현상이 메이저리그 못지 않게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봉 수준 증가폭은 크지 않은데 슈퍼스타들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KBO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등록선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527명의 평균 연봉은 역대 최고인 1억5259만원이다. 종전 최고액인 2019년 1억5065만원 대비 1.29% 올랐고, 지난해 1억2273만원에서 24.33%가 오른 수치다.

여기에 KBO 일원이 된 김광현을 포함하면 수치는 달라진다. 김광현의 올해분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센티브를 제외한 보장액 131억원을 4년으로 나눈 32억7500만원을 올해 연봉으로 본다면 전체 평균 연봉은 1억5850만원으로 늘어 작년 대비 증가율은 29.15%로 커진다. 김광현이 올해 연봉 순위서 팀 동료 추신수(27억원)를 제치고 1위가 됐다고 보면 된다.

이를 감안해 2017년 이후 연도별 평균 연봉을 보면 1억3883만→1억5026만→1억5065만→1억4448만→1억2273만원에서 올해 1억5850만원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5년새 14.2%가 증가한 셈이다.

그렇다면 상위 10%, 즉 톱클래스 선수들의 연봉은 얼마나 높아졌을까. 2017년 이후 연봉 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7억2170만→8억98만→8억29만→7억7706만→6억509만원에서 올해 9억2198만원으로 급등했다. 2017년 대비 27.75%가 늘었다. 증가율만 보면 평균 연봉의 두 배다.

상위 10%가 전체 연봉서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세다. 2017년 전체 530명의 10%, 즉 53명의 합계 연봉은 382억5000만원이었다. 그해 전체 총연봉은 735억7990만원으로 상위 10%가 받은 연봉은 전체 대비 51.98%였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보니 상위 10%가 가져간 연봉 비중은 2018년 52.99%(51명 408억5000만원), 2019년 52.92%(51명 408억1500만원), 2020년 53.57%(51명 396억3000만원), 2021년 49.12%(53명 320억7000만원)였고, 올해는 58.39%로 60%에 육박했다. 올해의 경우 김광현을 제외하더라도 56.69%에 이른다. 김광현 가세 효과가 1.7%포인트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

연봉 10억원 이상의 초고액 연봉자도 올해 1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물론 이 계산에는 FA들의 계약금과 인센티브가 빠졌기 때문에 실제 상위권 선수들이 받은 돈은 훨씬 많다고 봐야 한다. 비FA 선수들과 다년계약을 맺는 풍조가 확산된다면 극소수에 의한 '경제 독점' 현상은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 연봉 양극화 현상에 대해 '마이크 트라웃이나 브라이스 하퍼가 평균 연봉을 끌어올리는 만큼 반대로 평균을 훨씬 밑도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대다수 선수들은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FA 서비스 타임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은퇴한다'고 꼬집었다.

KBO라고 다르지 않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