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산에만 묻혀 있던 루키. 대전이란 큰 무대는 살짝 당황스러웠다.
지켜보는 눈만 수십명.
프로 무대 생사여탈권을 쥔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와 로사도 투수코치, 꿈에 그리던 롤모델 류현진까지 섞여 있었다.
스물도 안된 루키에게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
하지만 문동주(19)는 떡잎부터 달랐다.
불펜피칭 60구를 흔들림 없이 자신의 페이스 대로 던졌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갈 만 했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기량을 충분히 발휘했다.
등 뒤에 설치된 랩소도에 최고 구속 155㎞이 선명하게 찍혔다. 평균 구속도 151㎞에 달했다. 수치를 듣고 자신도 믿기지 않았다.
"'네? 제가요?'라고 했어요.(웃음) 피칭으로는 태어나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거였거든요."
90% 힘으로 임한 투구. 슈퍼루키의 가파른 페이스는 못 말릴 지경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로사도 투수코치는 "선수들 중 이러한 주목과 관심을 받기 위해 태어난 선수가 있는데, 문동주가 그런 것 같다. 집중하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침착함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그동안 서산에서 문동주에게 각별한 공을 들여온 '투수 전문가' 최원호 퓨처스 감독. 그 역시 살짝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군 정식경기에 들어가면 평균 150㎞ 초반은 나올 겁니다. 훌륭하죠. 외국인 투수에게서도 보기 힘든 수치죠. 오랜만에 저런 루키를 만났어요."
문동주는 내친 김에 꿈의 수치에 도전한다. 시속 100마일, 161㎞다.
늘 겸손하게 인터뷰 하는 문동주지만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제 장점은 해마다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는 점이거든요. 사실 지난해도 기록상으로는 썩 좋지 않았어요. 스피드가 올라가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주신 거였죠. 프로에 와서 체계적으로 운동하고 잘 먹고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까지 몸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한다면 160㎞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꿈의 100마일. 한화의 희망 문동주가 해낼 수 있을까. 설레는 이글스 팬들, 제대로 볼거리가 생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