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지난해 경험을 한 결과, 압도적이지 않고는 우승을 못 하겠더라. 압도적인 팀을 만들 것이다.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야 승산이 있다." 'K리그 2년차 사령탑'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최근 털어놓은 이야기다. 울산이 그 길을 가고 있다. 거침없는 상승세로 2022년 리그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울산은 1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3라운드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1라운드에서 김천 상무와 득점없이 비긴 울산은 성남FC에 이어 수원FC를 제압하며 2연승을 질주했다. 승점도 7점(2승1무)을 기록하며 리그 순위에서 꼭대기로 올라섰다. 홈 첫 승도 신고하며, 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렸다.
울산은 올 시즌 만년 2위에서 탈출을 노리고 있다. 첫 단추의 전략을 정의하면 '점유율 높은 축구'다. 공격과 미드필더의 경계가 없다. 물론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는 칼을 꺼내들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순풍이다.
수비에서는 김영권(울산)의 수혈이 적중했다. K리그와는 첫 만남이지만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는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수비라인을 이끌고 있다. 홍 감독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는 "김영권 한 명 왔는데 지난해에 비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팀이 됐다. 수비에선 코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 공격에선 빌드업으로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 미드필더진을 훨씬 강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족집게 리더십'도 빛을 발하고 있다. 홍 감독은 수원FC전을 앞두고 22세 이하 자원인 김민준과 '특별 면담'을 했다. 22세 이하의 역할에 만족하지 말고, 23세에도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로 성장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동기부여가 제대로 통했다. 김민준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42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홍 감독은 "김민준은 언제든지 잘하면 풀타임을 뛰게 할 생각이다. 시간되면 빼고 그런 것은 없다"며 웃었다.
결승골을 작렬시킨 바코에게도 당근과 채찍을 줬다. 바코는 2라운드 성남FC전에서 페널티킥(PK)을 실축했다. 이날 또 PK 기회가 왔다. 경기 전 약속은 명료했다. PK 찬스가 오면 무조건 키커로 나서는 대신 또 실축을 하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했다. 얄궂은 운명 처럼 바코는 또 골네트를 가르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바코는 후반 21분 'PK 속죄포'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대반전을 연출했다. 홍 감독은 "사기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기회를 줬지만 또 실축을 했다. 그래도 본인이 스스로 해결을 했다. 자신감적인 측면에서 좋아질거라 생각한다"며 또 미소지었다. 그리고 "2022년 두 번째 홈경기에서 팬들 앞에서 승리를 안겨드려 기쁘다. 선수들도 피로감이 있었지만 꼭 승리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평가했다.
울산은 4라운드에서 호적수를 만난다. 우승을 위해서는 무조건 넘어야 하는 라이벌 전북 현대와 6일 맞닥뜨린다. 이번 시즌 초반 K리그 레이스의 분수령이다.
홍 감독은 "초반에 치고 나가야 한다. A매치 브레이크전까지는 승점 관리가 중요하다"며 "리그 초반이라 다 완벽하지는 않다. 특별히 전북이라서 준비할 것은 없다. 상대 분석에 대해선 신경쓰고, 선수들을 잘 회복시켜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시키는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축구'가 제대로 날개를 달았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