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의 스프링캠프를 2년째 찾은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1차 지명 신인인 박영현과 2차 1라운드 이상우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특히 박영현에겐 자신의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를 전수해 화제가 됐다. 사실 이전에 선 전 감독이 슬라이더를 후배에게 전수했다는 얘긴 별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선 전 감독이 선뜻 박영현에게 슬라이더 그립을 가르쳐준 이유가 무엇일까.
선 전 감독은 "이강철 감독이 신인 투수를 좀 집중적으로 봐달라고 부탁을 했었다"며 "박영현 던지는 것을 보니 오승환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오승환처럼 되겠다'라고 했더니 마침 박영현의 롤모델이 오승환이라더라"며 웃었다.
선 전 감독은 "박영현에게 슬라이더를 어떻게 던지냐고 물어보니 내가 어렸을 때 던진 그립과 비슷하더라"면서 "느낌이 어떠냐고 물으니 빠진다는 느낌이라고 해서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했다.
선 전 감독의 솔루션은 좀 더 공을 깊게 잡는 것. "꽉 쥐는 느낌으로 잡고 중지에 힘을 가하는 방식으로 포심 던지듯 하면 컷패스트볼처럼 되고, 더 눌러 던지면 체인지업처럼 떨어지기도 한다"라고 했다.
선 전 감독의 조언대로 던진 박영현은 몇 번 던지더니 상당히 느낌이 좋다고 했고, 지난 25일 첫 라이브 피칭 때 직접 던지면서 시험하기도 했다.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고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었다.
선 전 감독은 "전에 던졌던 슬라이더 보다는 좋다고 하더라.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으니까 다듬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라고 했다"며 웃었다.
선 전 감독은 이상우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선 전 감독은 "이상우는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고 타점이 높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백스윙이 뒤로 많이 빠져서 타자가 구종에 대해 알 수도 있겠더라. 간결하게 해서 디셉션이 되면 더 좋을 것이다. 본인도 알고 고치려고 하더라"라며 말했다.
선 전 감독은 "이제 시작하는 신인이니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며 "감독, 코치들의 지도로 더 실력을 향상시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기장=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