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민 배우' 최민식(60)의 픽을 받은 '괴물 신예' 김동휘(27). 첫 주연작에 쏟은 열정과 애정은 대배우 최민식도 감탄할 만큼 뜨겁고 찬란했다.
휴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박동훈 감독, 조이래빗 제작)에서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를 연기한 김동휘. 그가 25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출연하게 된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밝혔다.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이 자신을 찾아온 학생 한지우에게 수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정답보다 중요한 올바른 풀이 과정의 가치를 일깨우는 의미 있는 메시지와 수학이라는 사실적이면서 독특한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내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대배우 최민식과 함께 사제(師弟) 케미를 펼친 '괴물 신예' 김동휘의 첫 주연작으로 눈길을 끈다. 지난 2020년 tvN 드라마 '비밀의 숲 2'에서 스토리의 서막을 연 캐릭터 김후정 역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는 상위 1% 명문 자사고에 입학했지만 친구들을 쫓아가지 못하는 수학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 한지우로 완벽히 변신했다. 이학성을 통해 수학은 물론 자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배우며 점차 성장해가는 한지우 그 자체로 공감을 일으켰다.
250 대 1의 경쟁률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주인공을 꿰차게 된 김동휘는 "사실 갑자기 오디션을 가게 돼 오디션을 오래 준비할 수 없었다. 항상 최민식 선배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오디션 현장에서 최민식 선배가 있었고 팬심으로 오디션을 봤다. 캐스팅 여부에 따라 그저 선배 앞에서 오디션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뒀다. 합격이 된 이후에도 실감이 안 났는데 첫 촬영 때 겨우 실감이 됐다"고 답했다.
이어 "250 대 1일로 합격이 됐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최민식 선배를 비롯해 다른 제작진이 내가 가진 본연의 모습을 좋아해 준 것 같다. 내 연기가 뛰어났기보다는 한지우와 이미지가 잘 맞았고 오디션에서 최민식 선배가 즉흥적으로 제안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충실히 이행하려고 했던 부분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 그동안 오디션을 엄청 많이 봐서 나만의 개성을 늘 보여주겠다는 나름의 전략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한지우를 연기한 소회도 털어놨다. 김동휘는 "지우라는 캐릭터를 준비할 때 수학이라는 소재를 배제하려고 했다. 처음부터 지우는 수학을 못 하는 캐릭터가 아니었을 것이다. 자사고에 와서 한계를 느끼면서 수학을 포기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며 "나 역시 실제로 수포자였다. 처음부터 수포자는 아니었다. 중학교 때까지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점점 놓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수학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우처럼 이학성이라는 멘토를 만난다면 '나도 다시 수학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촬영하면서 수학 필기나 풀이 과정은 현장에 전문가가 있어서 첨언을 듣기도 했고 내가 설명하는 신을 위해서는 수학 공부를 많이 하려고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최대한 이해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수학 공부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영화 촬영을 하면서 수학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한지우처럼 연기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싶다고. 그는 "고등학교 때 연기를 시작하기 전 춤 동아리를 들어갔다. 춤을 배우면서 너무 흥미를 느껴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재능의 영역에서 미처 도달하지 못해 포기해야만 했다. 이후 가진 꿈이 연기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부분은 연기다. 연기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너무 절망적일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첫 주연 데뷔에 나선 김동희는 "주연작을 하기 전까지 연기적 재능이 없다고 자책하는 스타일이었다. 연기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통해 자신감이 좀 생겼다. 연기 지망생은 늘 다음 작품의 기회에 대해 늘 생각하는데 이런 걱정을 조금 완화해준 작품인 것 같다. 가능성이 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지만 이제 시작이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으로 호흡을 맞춘 최민식과의 호흡도 자신했다. 김동휘는 "처음 최민식 선배를 현장에서 봤을 때 너무 긴장됐다. 언제 이런 대선배와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 얼어버렸다. 너무 긴장을 많이 해서 내가 얼어있다는 생각도 못 했다. 첫 촬영 때 최민식 선배가 응원하러 와줘서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촬영 중반부터 최민식 선배가 편해진 것 같다"고 곱씹었다.
그는 "다들 최민식 선배가 무서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믈론 엄하고 진지한 부분도 있지만 후배들에게는 옆집 아저씨처럼 편하게 대해줬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많이 건네고. 그래서 어려움을 덜 느꼈던 것 같다. 현장에서는 영화라는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작업에 임하는 각오를 많이 배웠던 것 같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한 김동휘는 최민식과 연기하면서 인상 깊었던 대목에 "어떤 순간에 감명을 받았다는 것보다 최민식 선배의 연기를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최민식 선배의 단독 신을 보면 '정말 다르구나' '역시 다르다' '특별하다' '소중하다' 등의 생각을 했다. 최민식 선배는 촬영 전부터 연기적인 피드백은 주지 않았다. 대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물리적인 나이 차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걸 깨고 친해지려 노력했다. 실제로 내게도 이학성 같은 멘토가 있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 연기를 가르쳐준 선생님이 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께 제대로 배운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 등이 출연했고 '계몽영화' '소녀X소녀'의 박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월 9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