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는 투수놀음이란 말이 있다. 투수, 그중에서도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2021년 롯데 선발진이 거둔 승수는 34승에 불과했다. 에이스 스트레일리와 박세웅이 각각 10승을 올렸지만, 프랑코(9승)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의 뒷받침이 부족했다.
'비밀번호' 시대를 끝낸 2008년 이후 롯데가 가을야구에 진출한 것은 총 6번. 2008~2012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롯데도 이제 '가을 단골'로 발돋움하는가 싶었지만, 그 뒤로는 2017년 단 한번 뿐이다.
불펜의 힘이 돋보였던 2012년을 제외하면, 나머지 5차례는 모두 막강한 선발진의 힘이 돋보였다. 선발투수들이 거둔 승수만 봐도 2008~2009년 52승, 2010~2011년 54승, 2017년 48승이다.
과거에는 토종 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2008~2012년 5년간 송승준은 무려 59승, 2008~2011년 장원준은 51승을 올렸다. 손민한 조정훈 고원준 이재곤 등도 두자릿수 승수 혹은 그에 준하는 성적으로 뒤를 받쳤다. 2017년에는 레일리 박세웅 송승준이 10승을 넘겼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는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이라는 확실한 뒷문을 구축했다. 김도규 등 유사시 이들의 뒤를 받칠 불펜도 발굴했다. 타선 역시 이대호 전준우 정 훈 등 베테랑들이 아직 건재하고, 한동희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이제 탄탄한 선발진만 갖춰지면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가을야구에 가기 위해서는 3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을 올리거나, 확실한 에이스의 활약 속 빈틈없는 선발진의 활약이 필요하다.
롯데가 팀 역사상 첫 꼴찌의 수모를 당했던 2019년 선발승은 단 22승 뿐이었다. 팀내 최다승이 6승(장시환)이었다. 선발진이 무너진 팀의 절망 편이다.
반면 아쉬움이 남는 해도 있다. 2014년(43승)과 2020년(47승)에는 선발 45승을 넘기고도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해다. 특히 2020년에는 13번에 걸친 끝내기 패배에 발목을 잡혔다.
래리 서튼 감독도 작년보다 강력한 선발진을 꿈꾸고 있다. 작년 후반기 선발로 맹활약한 이인복에 이승헌 나균안 최영환 서준원 등 기존 4~5선발 경쟁자들이 있지만, 불펜에서 충분한 성공경험을 쌓은 김진욱까지 선발 전환을 준비시켰다. 무엇보다 선발 후보진에 부상이 없는 점이 기분좋은 일이다.
반즈와 스파크맨은 올해가 한국 데뷔 시즌이다. 박세웅은 이제 제 궤도에 오른 입장. 9월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선발을 위해서라도 올해는 특히 중요한 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08년 이후 롯데의 선발승 및 팀내 다승 톱3
2008 52승(장원준 12 송승준 12 손민한 12)
2009 52승(조정훈 14 장원준 13 송승준 13)
2010 54승(송승준 14 장원준 12 사도스키 9)
2011 54승(장원준 14 송승준 13 사도스키 11)
2012 39승(유먼 13 사도스키 8 송승준 7)
2013 46승(유먼 옥스프링 13 송승준 12)
2014 43승(유먼 12 옥스프링 장원준 10)
2015 35승(린드블럼 13 레일리 11)
2016 34승(린드블럼 10 레일리 8 박세웅 7)
2017 48승(레일리 13 박세웅 12 송승준 11)
2018 36승(레일리 11 김원중 노경은 8)
2019 22승(장시환 6 레일리 5)
2020 47승(스트레일리 15 샘슨 9 박세웅 8)
2021 34승(박세웅 스트레일리 10 프랑코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