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2일 만난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는 "'죽마고우'인 알버트 수아레즈와 같이 잘하면 파티를 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소식을 수아레즈에게 25일 전달했다. 그러자 수아레즈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파티를 열겠다"라며 "삼성과 계약할 당시 피렐라와 연락했다. 당시 내가 선발투수, 피렐라가 홈런을 치면 좋겠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수아레즈는 "받은만큼만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KBO리그에 온 자본주의형 일부 외인 선수들과 달랐다. 절친과의 파티가 첫 번째 옵션이 아닌 새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먼저 꺼냈다.
그러면서 피렐라와의 재미있었던 일화도 들려줬다. 수아레즈는 "2004년 또는 2005년 즈음이었던 것 같다. 베네수엘라에서 프로가 되기 전 같은 학교에서 야구를 했었다. 바나나가 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 쉐이크용이었는데 피렐라와 밤에 몰래 먹다 코치에게 걸려서 1시간 반 동안 뜀뛰기한 적이 있다"며 웃었다.
이날 수아레즈는 지난 15일 팀 합류 이후 첫 불펜피칭을 진행했다. 총 27개의 공을 던졌고, 포심 25개와 체인지업 2개를 섞었다. 수아레즈는 "몸 상태는 50%까지 올라왔다. 이날 사실상 직구로만 연습했다"고 밝혔다. 이어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투구폼이 잘 되는지. 마운드에 올라서서 잘 던질 수 있는지 간단하게 체크했다. 라이브 피칭 전에는 집중해서 던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KBO 공인구에 적응 중인 수아레즈는 "미국에서 사용되는 공보다 KBO 공인구의 실밥이 약간 큰 것 같다. 변화구의 움직임이 더 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이닝소화력이다. 개인 최다이닝이 7년 전 LA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 A(아르칸사스 트레블러스) 시절 기록한 163이닝이다. 이후 주로 불펜으로 뛰었다. 그래도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병행하면서 117⅔이닝을 찍은 것으로 고무적이었다. 수아레즈는 "150~160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아레즈는 일본 언론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한신 타이거즈 소속이던 동생 로베르토가 먼저 직구 최고 163km를 찍자 수아레즈가 160km를 뿌려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160km를 던진 '형제 투수'로 기록됐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동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꿈에 그리던 빅리거가 됐다.
동생의 활약이 동기부여가 될까. 수아레즈는 "구속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동생이 미국으로 다시 진출한 것과 구속 부분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과 몸을 만드는 것이 야구선수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노하우에 대해선 "최대한 집중을 해서 강하게 던지려고 하다보니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며 "삼성의 젊은 투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한 시즌 동안 잘 던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